"모두가 안 될 거라던 온라인 PT, 이젠 해외로 뻗는다"

[안희정의 사심가득 인터뷰] 다이어트 동반자 이지수 다노 대표

인터넷입력 :2019/07/17 08:39    수정: 2019/07/17 10:21

다이어트를 결심한 그 순간을 기억하는가. "정말 운동해야지, 정말 먹지 말아야지" 스스로 너무나 엄격한 규칙을 마련하고, 그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세상이 망한 것처럼 포기하며 폭식을 한다. "난 역시 안 돼" 자책은 필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 그냥 먹자."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다이어트 기간에는 삶의 즐거움이 없을 정도로 혹독하게 관리했다. 거의 매일 헬스장에 갔고, PT도 받았다. 약속은 잡지도, 만들지도 않았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인 주말에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이 즐겁지 않았고 우울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노를 알게 됐다.

마이다노는 다노의 이지수 대표와 정범윤 대표가 만든 O2O(Online to Offline) 피트니스 코칭 프로그램이다. 다노는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는 다노앱과 건강 다이어트 식품을 판매하는 다노샵도 함께 운영 중이다. 다노 서비스에는 이지수 대표의 다이어트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국 교환학생 시절 찐 살을 빼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그는 생활습관, 식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을 다노에 승화시켰다.

다노 이지수 공동대표

마이다노는 쉽게 말해 온라인 PT다. 모든 게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코치와 앱에서 소통하며 매일 다른 운동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처음엔 다소 생소했다. 보이지도 않는데 온라인으로 어떻게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

마이다노 코치 선생님은 운동 전문가이면서 영양사였다. 친절한 말투로 운동이라는 행동을 기분좋게 만들어줬다. 특정 음식을 먹지 말라고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 스스로 다이어트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게 용기를 줬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줬고,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 함께 뛰었다.

유튜브 구독자 50만명을 보유한 다노언니 제시 이지수 대표를 최근 서울시 마포구 다노 사옥에서 만났다. 그의 목소리는 그동안 수없이 상처받은 다이어터들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데 안성맞춤이었다. 말은 느렸지만, 부드러웠고 힘이 있었다.

Q. 평소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약 8년째 50kg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일단 하루에 스트레칭을 5분이라도 꼭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든, 자기 전이든. 스트레칭이 습관으로 깔려있다. 또, 한가지 정도는 새로운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작년엔 수영을 배웠고 요즘은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운동마다 쓰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운동이 가진 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Q. 마이다노 운동은 어떻게 구성돼있나?

"100가지가 넘는 동작들이 있는데, 체력 수준과 운동 목표에 맞춰서 조합을 한다. 그 조합을 바탕으로 코치들이 가입자 수준에 맞춰 운동 콘텐츠를 제공한다. 반복되는 동작이 지루해질 수도 있어, 작년 연말엔 복싱 콘텐츠를 넣기도 했다."

Q. 마이다노 코치는 누가 할 수 있나? 경단녀(경력단절여성)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계약 고용 형태도 궁금하다.

"경단녀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굉장히 다양한 연령의 코치가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분도 있고, 현업에 종사하는 분도 있다. 피트니스 강사나 코치, 심리 상담사나 영양사도 있다. 피트니스 강사는 임신과 출산을 하면 본업으로 돌아가기 힘든 특성이 있다. 그 사람이 가진 지식이나 경험보다는 보여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게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코칭 경험이나 전문성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특히 전직 영양사나 피트니스 강사에게 부족한 부분의 코칭 교육을 하면, 더 좋은 코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코치는 프리랜서 형식으로 계약을 하며,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조정 가능하다. 코치는 전업으로 할 수도 있고, 아르바이트로 할 수도 있다."

Q. 코치 관리는 어떻게 하나?

"서비스 평가를 바탕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 가입자들이 남긴 리뷰를 읽고 아카이빙 한다. 한 번에 모든 문제점을 개선할 순 없지만,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개선될 것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한다. 최근 만들어진 웨딩케어도 가입자들의 의견을 받아서 만든 것이다."

Q. 헬스장 갈 시간이 없다 보니 홈트레이닝으로 진행되는 마이다노가 개인적으로 잘 맞았다. 웨딩케어도 선보인 만큼, 출산 후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은 웨딩케어만 있지만, 임신과 출산, 갱년기 이후, 노년기 등 삶의 주기를 대상으로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가꿔야 하는지 알려주는 클래스들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웨딩케어를 만든 이유도 여성이 살면서 다이어트 욕구가 가장 높아지는 순간이 결혼을 앞둔 시기라고 생각했다. 제가 결혼할 때 한 달 정도 같이 할 사람들을 구해 운동했다. 여기서 얻은 코칭 방법과 효과들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Q. 마이다노 코치가 되려면 꼭 필요한 역량이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온라인에서 표정과 행동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텍스트만으로 대화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잘 이해하면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모티콘 하나, 점 하나가 정말 중요하다. 다이어트는 심리적으로 케어하면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분을 우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전문지식 보유 여부도 중요하다. '건강한 다이어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관점이 다노와 부합하는지가 중요하다."

Q. 가장 오래 일한 코치는 어느정도 함께 했나?

"마이다노 시작 이후부터 계속 함께한 코치도 있다. 그만두는 비율이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분들이 초반엔 결혼 전 사회 초년생이었는데, 코치 하면서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또 둘째도 낳고 돌아온다. 어디에서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Q. 다노샵 얘기를 해보자. 상품 개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식품 개발팀이 따로 있다. 고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한다. 전국에 여러 식품공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 깨끗하고 위생적인 곳을 찾는 데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다. 음식도 옷처럼 택갈이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최소 6개월이 걸린다. 영양적인 면을 가장 신경쓰고, 대중적으로도 맛이 있는지와 휴대성도 살핀다."

Q. 생산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제품이 있나?

"가장 오래 걸렸던 제품은 떡볶이다. 준비하다가 생산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달지 않은 두유를 만드는 데이도 오래 걸렸다. 다노가 알려지기 전이라서 맡아주는 공장이 없었다. 맛없으니까 안 팔릴거라고 했다. 그러다 어느 나이 지긋하신 공장 사장님이 맡아줬다. 젊은 사람들이 기특하다며 만들어주시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심콩두유다."

Q. 마이다노(토탈케어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매일매일 미션을 잘 수행하면 다노샵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준다. 쿠폰은 수강생의 어느정도가 받아가나?

"평균적으로 15% 정도다. 거짓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

Q. 최근 마이다노처럼 앱은 아니지만 온라인 트레이닝을 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다노만의 차별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처음에 온라인으로 다이어트를 코칭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말도 안됐다. 투자자들도 '그런 사업은 안 될거야'라고 했었다. 오프라인 PT도 살이 안 빠지는데, 온라인이라고 빠질지 의문도 제기됐다. 그런데 지금은 온라인 PT가 다이어트의 대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마이다노가 사람들 머릿속에서 처음 떠올려져야 하는 게 목표다. 신규 고객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사람이 또 찾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 코칭 퀄리티를 높이고, 콘텐츠를 개선하는 데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 다노는 우리가 믿는 신념에 대해서 말하는 데에 비중을 더 쓴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의 심리인 절박하고 조바심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기업 철학이 있다.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게 아니고, 고객 생애주기의 다노 비중을 늘리려는 계획이다. 고객들의 24시간, 365일 중 다노와의 접점을 늘려나가려고 노력한다."

Q. 수업이 계속 업그레이드 되는 것인가?

"예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이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가능해지고 있다. 일방적이지 않은 느낌의 인터렉션을 추구한다거나, 라이브 운동도 시도해볼 수 있다. 운동 콘텐츠 강화뿐만 아니라 앱 UI도 개선할 예정이다. 가입자에게 동기부여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미션을 다 처리하면 빈 칸이 초록색으로 채워지는데, 이런 UI가 하나의 동기부여 방식이 될 수 있다. 이런 시도로 다른 온라인 코칭 서비스와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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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해외진출은 계획은. 있다면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나?

"해외진출 계획은 항상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사업하기에는 너무 좁다. 어떤 나라나 문화권에서도 건강한 다이어트는 필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이다노와 다노샵 모두 글로벌화하려고 한다. 다노샵 베스트셀러 제품은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마이다노의 경우 싱가포르에 팀원이 있다. 그곳을 거점으로 영어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다. 처음 진출하게 될 국가는 동남아권이 될 것이다."

(왼쪽부터)다노 이지수 대표, 지디넷코리아 안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