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미국)·슬러시(핀란드) 같은 해외 유명 스타트업 축제를 국내에도 만들기 위해 정부 주도 스타트업 행사를 '컴업(Come Up)'으로 브랜딩하고 민간과 공동 주최한다. 컴업은 '움트다'란 뜻이다.
또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해외 투자자,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보다 잘 알리기 위해 영어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서울 여의도 르호봇 비즈니스센터에서 '컴업 2019' 조직 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조직위원회 3차 회의를 진행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행사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슬러시 등이 있는 상황이고, 싱가포르에서 스타트업 행사가 우리나라의 10배인 90여회가 열리고 있다”며 “컴업을 내년부터는 연례 행사로 해 라스베가스엔 CES(가전박람회), 핀란드에는 슬러시가 있다면 대한민국엔 컴업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컴업 2019는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부산 벡스코의 한-아세안 정상회의 부대행사와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나뉘어 열린다.
중기부는 이전 정부 주도의 패러다임에서 민간주도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직위원장을 민간·정부 측 인사 한 명씩을 공동대표로, 스타트업·투자전문회사(VC)·창업지원기관 등 민간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위원으로 임명했다.
조직위원장은 중기부 석종훈 창업벤처혁신 실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다. 나머지 14명의 위원은 민간 쪽 인사들이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사무국장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실장 ▲황인선 브랜드웨이 대표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정부 측 위원이지만 창업진흥원장 취임 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센터장으로 일하며 민간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위한 정부 예산은 예년까지와 비슷한 30억원 정도 투입될 전망이다.
벡스코에서는 한-아세안 참가국간 최신 투자동향과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기획한다. DDP에서 열리는 본 행사에서는 해외 VC와 국내 유망 스타트업 간 네트워크가 활성화 될 수 있는 프로그램, 내국민이 창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미디어, VC 등 해외 연사를 테마별로 4~5개 소그룹으로 구성해 섭외할 계획이다. 또한 그룹별로 국내 전문가와 미팅 및 투어 프로그램을 꾸린다.
석종훈 실장은 “작년 스타트업 신설 법인 10만개가 넘어가면서 창업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1분기에도 역사상 최대 창업이 이뤄졌다”며 “저변에서 일어나는 창업 생태계를 더 많은 유니콘이 만들어지는 판으로 키우고, 글로벌 생태계와 연결하는 행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출범식 이후 진행된 조직위 3차 회의에서는 컴업 행사를 영어로 진행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임정욱 센터장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블랙박스 같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영어로 된 정보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고 잘 해설되지 않아서”라며 “해외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받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이승건 대표는 “여러 이슈 때문에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했는데 그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면서“6개월 내내 실리콘밸리에서 살다시피 해서 투자를 받았는데, 이젠 기회를 보고 한국에 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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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 서울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대도시들을 보면 미국보다 규모가 커서 훨씬 빠르게 클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며 “이번 컴업 행사는 한국 시장의 매력 포인트를 어필할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봉진 대표는 “싱가포르의 경우 1년 예산 15%를 투자청에서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이는 세금보다도 많은 돈을 투자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엔 창업자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선 자본이 있어야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