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를 내세우는 일부 플랫폼 기업의 가치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이득을 참여자들과 공정하게 나누지 않는 게 결국에는 해당 기업의 발목을 잡을 거라는 지적이 계속된다. 우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1200억 달러(약 136조3천억원)로 평가 받는데, 그 안에서 일하는 기사들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생계비를 벌고 있다. 플랫폼 운영사와 참여자의 대립이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이런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나와 관심을 끈다.
조산구 위홈 대표가 그 주인공. 그는 공유경제 전문가다. 현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7년간 공유 숙박서비스인 코자자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유경제 플랫폼과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데 관심이 많다.
특히 대상이나 플랫폼 뿐 아니라 성과까지 공유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조 대표의 지향점은 '플랫폼 조합주의'다. 참여자 모두가 플랫폼의 주인이 되고, 발생한 이익을 나누어 가지자는 게 핵심 철학이다. 그는 블록체인이 이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지원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플랫폼 조합주의는 개념으로만 존재했지, 실제 실행되진 못했다. 조 대표는 "이미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항해 플랫폼 조합주의를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으로 플랫폼 조합주의가 전통 플랫폼과 대항해 볼 여지가 생겼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블록체인은 제 3자에 의존하지 않고도 거래 당사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중개자가 수수료를 떼어가지 않는 만큼, 공급자는 마진을 높이고, 더 저렴하게 상품을 내놓을 여력이 생긴다. 이미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과 경쟁해 볼 만한 힘이 여기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또, 이전에 화폐로 측정할 수 없었던 가치까지 암호화폐로는 환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블록체인과 플랫폼 조합주의가 딱 맞아 떨어지도록 만드는 특징이다.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참여자들이 기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포착하고 암호화폐로 보상하는 게 가능하다.
그는 "블록체인에선 중개자 없어지고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어떤 가치든 토큰화해 개인들이 나누어 줄수 있다"며 "블록체인은 플랫폼 조합주의를 실행할 최적의 인프라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공유 숙박 '위홈'도 이런 전략으로 에어비앤비와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위홈은 에어비앤비와 똑같은 서비스지만, 호스트(숙박 제공자)가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고 오히려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다. 에어비앤비에 호스트로 등록된 업체를 위홈 호스트로 유치해 서비스 품질도 확보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위홈은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수요자에게 더 싸게 숙박을 제공할 수 있고 숙소 퀄리티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게임의 법칙으로는 에어비앤비를 절대 이길 수 없지만 (블록체인으로) 바뀐 룰을 가지고는 맞짱 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플랫폼 조합주의가 가능하려면, "개발사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조 대표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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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플랫폼 밖으로 가치를 빼내가지 않는 게 진짜 블록체인이다. 그런데 많은 프로젝트가 중개자를 없앤다고 하면서 새로운 기득권을 만들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위홈만큼 철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블록체인을 제대로 구현한 곳이 없다고 본다"며 "위홈을 개발해 돌아오는 돈은 크지 않겠지만 이 것이 블록체인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