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윤곽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토스, 키움증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두 개가 구성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중 토스 컨소시엄은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한금융이 막판에 불참하고 주요 주주들이 대거 이탈했다.
그러던 중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단 이틀을 앞두고 컨소시엄 주주 구성을 일단락했다. 완료가 아니고 일단락이라고 표현한 덴 이유가 있다. 아직 주주 구성이 미진할 뿐더러 법적 해석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추가 주주 참여 가능성도 있어 처음부터 '완벽한' 세팅으로 보긴 힘들다.
기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구체적인 발표를 하기 전 관련 전략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22일 비바리퍼블리카가 해외 벤처캐피털에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립된 토스 컨소시엄, 해외 VC에서 답 찾는다)
보도 사흘 뒤인 25일 비바리퍼블리카가 입을 열었다. 예상했던 대로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리빗캐피탈이 토스뱅크 지분의 27%에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세 회사는 모두 미국에서 설립된 '해외 벤처캐피털'이다. 국내 은행에 해외자본이 들어온다는 점, 투자 목적이 다른 곳에 비해 명확한 벤처캐피털사가 은행을 만든다는 것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국내 은행 중 순수한 국내 자본만으로 운영되는 곳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식의 대량보유보고 현황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6.13%, KB금융의 5.01%, 하나금융지주의 5.08%의 지분을 블랙록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블랙록 회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로 블랙록은 미국 자산운용사다. 하나금융지주 지분 중 5.09%는 더캐피탈그룹컴퍼니가 갖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의 5.96%는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소유하고 있다. 주식 발행 수가 비바리퍼블리카에 비해 많고 업력이 오래됐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토스 컨소시엄을 100% 옹호하기 곤란한 부분도 있다. 잠재적 리스크 때문이다.
우선 비바리퍼블리카를 은행 지분 67%까지 가질 수 있는 금융주력자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들의 셈법을 100% 알기 어렵지만 법적 해석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전자금융업자가 비금융주력자인지, 금융주력자인지 명확히 재단하기 어렵다. 금융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비금융주력자라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라 최대 34%까지만 은행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럼 33%p가량의 지분에서 공백이 생긴다.
만약 67%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는 금융주력자라고 하면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지주법상 은행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올해 1월 자회사인 토스보험서비스를 설립했으며, 증권사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은행 외 금융 자회사가 있고 67%까지 은행 지분을 갖고 있다면 자본금 요건과 설립 인가를 받아 은행 지주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받는다.
신발끈을 묶고 막 출발선에 선 케이 및 카카오뱅크에게 자본비율 규제를 완화해줬고 이 방침을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게 금융위 뜻이다. 은행지주사 설립까지 해야하는 요건이라면 토스는 이 같은 규제 완화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되면 혁신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을 충분히 살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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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신청을 며칠 앞두지 않았을 때 주요 주주들이 이탈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가칭)'를 통해 소상공인과 중신용자를 타깃으로 금융서비를 제공하는 '도전적인 은행'이 되겠다고 공언해왔다. 사업 구조도 주주 구성도 새롭다 보니 누구나 선뜻 힘을 싣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마침내 뒷 사람의 길이 될 것'이라는 서산대사의 글귀에 빗대어 현재 심경을 밝혔다. 토스의 야심찬 도전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준 '무한도전'일지, 아니면 역시 남들이 가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는 '무모한 도전'으로 기록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