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의 국내외 성장 가능성은 미디어, 이커머스보다 더 크다. 5~7년 후엔 정말 큰 플레이어가 등장해 소비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개최된 '2018 핀테크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핀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전망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5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이 대표는 “세계 미디어 시장은 1천조원 규모로, 그중 80%에서 온라인화가 이뤄졌다. 2천조원의 이커머스 시장에선 온라인화가 40% 진행됐다”며 “하지만 무려 3천조원의 금융 시장에서 온라인화 된 부분은 미디어의 온라인화 부분보다 적다(전체 금융 시장의 약 20%). 그래서 잠재적으로 성장할 확률이 큰 분야다”고 강조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설립됐으며 국내 핀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토스는 은행·증권사 등 전통적 금융기관이 이미 만든 신용·보험·대출 상품을 한 데 모아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중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토스의 누적 가입자 수는 1천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분의 1에 달한다. 그중 20대 비중이 45%, 30~40대는 35%를 차지한다. 토스에서 개설된 계좌는 1천200만개로 국내 존재하는 모든 계좌의 10%, 휴면 계좌를 제외하면 20%를 차지한다. 누적 송금액 27조원 중 인터넷과 모바일로 이뤄지는 개인 간 거래의 7%를 토스가 차지한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거래량보다 큰 규모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금융 분야의 온라인화 된 산업 영역은 아직 작은 영역에 불과하나, 5~7년 후면 해당 산업 전체가 온라인 화 됨에 따라 더 큰 기업들이 등장해 신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건 대표는 “씨티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각 산업에서 혁신적인 플레이어가 등장한 다음 온라인화가 이뤄진다”며 “여행산업에선 익스피디아, 동영상 서비스에선 넷플릭스, 음악 산업에선 아이튠즈가 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히 10년 안에 산업의 44%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추세로 국내에서 3~4년 전 핀테크가 시작됐으나 5~7년 후엔 큰 기업들이 나타나 소비자들에게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금융서비스업 및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망중립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는 인터넷 망 사용료가 너무 비쌌다면 잘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실제로 금융서비스업과 핀테크가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간망이 모두에게 열리고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서비스 제공업자들은 누구나 쓸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발표 후 한 참관객이 이 대표에게 “금융업도 아닌 토스가 처음 금융 회사들을 상대로 영업하던 당시 어려움이 무엇이었나”고 묻자 이 대표는 “결국엔 진정성 하나를 무기로 상대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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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처음 은행에 영업할 때는 핀테크라는 단어도 없었을 뿐더러 토스가 무엇인지도 설명하기 어려웠고, 상장사가 아니면 제휴하기 어려웠다”면서 “아무래도 금융기관들은 토스의 재무적인 안정성을 봤을 텐데 우리는 당시 인원이 5명에 빚이 2억이었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 당국에 의해) 금지됐었다. 영업이익이란 건 없는 회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결국엔 진정성밖에 없어 계속 그들을 찾아가 왜 토스가 필요한지, 소비자들에게 더 좋을 수밖에 없는지, 은행은 어떤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지 진정성 있게 말했다”며 “처음엔 긴가민가하던 금융기관들도 나중엔 이해하고 인정하고 같이 사업하자는 방향으로 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