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기존 인터넷 망에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인터넷 환경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을 끈다.
가장 큰 변화는 해킹이나 개인정보 도용 등으로 인한 보안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의 최대 특징이 그것이기 때문.
또 사이트마다 개별 ID나 비밀번호 입력 없이 로그인할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굳이 입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도 문제는 조금 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KT 블록체인 인터넷은 전국 KT 네트워크 장비를 블록체인 노드로 활용하고, 여기에 서비스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앵커링(상위 블록체인에 신뢰를 의존하는 기술)과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KT는 2019년 말까지 초당 거래 요청(TPS)을 10만건 이상 처리할 수 있게 성능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증권사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성능은 2천500만TPS로 지역화폐 등의 서비스를 무리 없이 제공할 수 있다.
KT 측에 따르면 성능 향상은 기술 개발이 아닌, 장비 투자에 달려 있다.
투자만 원활하게 이뤄지면 서비스 종류에 상관 없이 신뢰도 높은 '블록체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올 수 있다는 얘기다.
■KT 블록체인 어떻게 구현했나?
KT블록체인은 기존 인터넷망에 블록체인 노드(데이터 처리 컴퓨터)가 빌트인된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24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블록체인 공개 행사에서 서영일 KT 융합기술원 블록체인센터장(상무)은 "현재 IP(인터넷프로토콜) 네트워크 위에 블록체인을 올린 방식"이라며 "사용자는 기존 인터넷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해킹이나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은 개방형(퍼블릭) 또는 허가형(프라이빗)으로 독자적인 노드를 구성해 운영된다.
그런데, 퍼블릭 블록체인은 신뢰도는 높지만 처리속도가 떨어져 서비스를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처리 속도는 높일 수 있지만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와 보안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KT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장점만 취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전국 KT 네트워크 장비를 앵커링용 블록체인 노드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앵커링 기술은 성능은 높지만 신뢰가 떨어지는 하위 블록체인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이 신뢰가 큰 상위 블록체인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하위 블록체인의 해시값(데이터 지문)을 상위 블록체인에 기록해, 데이터가 위변조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증할 수 있다.
KT는 앵커링을 위한 상위 블록체인 노드로 전국 수백만 네트워크 장비를 활용해, 퍼블릭 블록체인 수준의 신뢰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KT는 10기가 이상의 대용량 콘텐츠도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서 이용해 온 사용자 눈높를 맞추기 위해 병렬 데이터 처리 기술도 도입했다. 일반적인 블록체인이 메인 체인에 한줄로 블록을 길게 연결하는 것과 달리, KT는 병렬적으로 블록을 쌓고 슈퍼바이저 노드를 둬 각 블록라인을 관리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데이터 병렬처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노드가 늘어날수록 TPS 성능이 향상된다. KT는 2019년까지 10만TPS까지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서영일 상무는 "기술 개발은 다 됐다. 성능을 10TPS까지 올리는 것은 투자 이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서 상무에 따르면 KT는 6월 말 개념검증(PoC)를 끝내고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KT 블록체인의 현재 성능은 2천500TPS다. 오는 11월에는 1만TPS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은행에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뢰의 인터넷 시대 개막...뭐가 좋아지나?
인터넷망에 블록체인이 올라가면 실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점이 달라질까?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은 IP가 아닌 고유 블록체인 ID로 인터넷에 접속하게 된다.
따라서, IP를 네트워크 단에서부터 숨길 수 있어 IP 인터넷에서의 해킹과 개인정보 도용, 분산서비스공격(DDos)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해커가 IP를 해킹하고 웹캠, 컴퓨터, 스마트TV에 침입해 데이터를 빼가는 사고가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인터넷에 고유 ID로 접속하기 때문에 연결과 동시에 바로 본인인증이 가능하고, 각종 사이트 마다 개별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 로그인이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블록체인 투표, 지역화폐, 콘텐츠 직거래 등 중개자 없이 거래 신뢰를 보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장점을 살린 다양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진다.
KT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하는 파트너들이 KT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 플랫폼을 서비스형블록체인(BaaS) 형태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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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블록체인으로 대한민국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각오다.
문종용 블록체인사업화 테스크포스(TF)장은 "2022년까지 1조원 규모 블록체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KT는 대한민국 블록체인 인프라 기반이 돼 국민들의 삶을 바꾸는 데 기여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