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코스포, 스타트업 비즈니스 플랫폼"

"이익집단 넘어 상호 비즈니스할 수 있는 공간"

인터넷입력 :2018/04/19 09:06    수정: 2018/04/19 15:05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새내기 기업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힘을 키우고, 이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스타트업 협회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이 출범했다.

지난 1년여의 시간은 스타트업 간의 강력한 커뮤니티 조직이었다면, 이제 코스포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사단법인 지위를 갖게 됐다. 의장은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 대표(상임이사)는 최성진 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이 맡았다.

기자와 만난 최성진 대표는 코스포를 협단체계의 스타트업으로 규정, 기존 협단체와는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 이익집단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스타트업들이 교류하고 비즈니스 관계도 맺을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창업은 한 번도 안 해봤지만, 코스포를 협단체계의 스타트업이라 생각해요. 누구나 편하게 참여해서 서로 교류하고 비즈니스 관계도 열린 플랫폼처럼 운영을 하고 싶습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코스포 운영의 방향입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최 대표는 코스포를 크게 ▲커뮤니티 ▲교육 ▲투자 ▲법률특허 ▲복지(예정) 등 총 5개 분과로 구분해 운영할 방침이다.

커뮤니티 분과는 교류 활성화와 액티비티 활동을, 교육 분과는 채용과 기업운영 노하우 등 주제별 교육을 맡는다. 법률특허 분과는 스타트업이 놓치기 쉬운 법률 이슈나 특허, 지적재산권 이슈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영역으로 다뤄진다. 아울러 추가 예정인 복지 분과는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 구성원들이 받기 힘든 건강검진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또 코스포는 이동과 관련된 ‘모빌리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 중심의 ‘O2O’(Online to Offline)등의 협의회를 업종별·지역별로 조직해 나가고 있다. 공통 이슈로 묶인 스타트업들이 보다 끈끈한 관계를 맺고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네이버·카카오·이베이코리아 등 대규모 인터넷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다, 이제는 작은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된 최 대표의 고민은 깊고 넓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출범 기념촬영 사진.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흐름을 잘 타고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야놀자, 여기어때와 같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지만, 이를 잇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줄고 있어서다.

기업가치 1조 규모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해야 우리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성공 사례가 많아져야 또 다른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 일어나는데 그 열기가 점점 식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결국 정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기득권 중심의 규제 정책이 창업 열기와 스타트업의 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몇몇 혁신 기업들이 오프라인 또는 PC에서 하는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서 성공 했고, 이후 O2O 서비스들이 잘됐지만 정부가 성장 지원을 위한 제도 정비에 소홀히 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열기와 인식이 가라앉은 게 아닌가 싶어요. 김봉진 의장의 말처럼 스타트업 쪽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로 성장하는 영웅들이 나오고, 강남 아줌마들이 스타트업 시켜야 성공한다고 말할 만큼 롤모델들이 나와야 하는데 이렇게 되기엔 우리나라의 사회적, 제도적 환경이 열악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달이면 문재인 정부 1년을 맞는다. 최성진 대표는 건전한 창업 생태계에 대한 현 정부의 의욕과 의지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다만 스타트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단계에 필요한 지원책들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고, 불필요하거나 모호한 규제들을 풀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입구만 크게 연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입구에만 해당되는 정책들은 많은 반면, 그 다음 스케일업 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정책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요구하는 제도 개선이라든지, 시장 규칙 재정비 등에 관해서 뚜렷이 진전된 것도 없고요. 큰 법을 바꾸는 건 국회가 하지만 정부의 노력도 미진한 거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 부분을 해결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다 보면 창업 붐이 줄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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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는 올해 회원사 1천개 등록이 목표다. 현재까지 280여곳이 코스포 회원사로 참여 중이다. 혁신성을 지닌 법인 기준으로 회원사를 모으고, 스타트업들의 목소리와 힘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별회원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도 합류할 예정이다. 현재 대표 포함 3명뿐인 코스포 상근직도 늘려나갈 생각이다.

“제도 개선이나 정책적인 지원을 위해 코스포가 앞장설 생각이에요. 스타트업들에게 있어 규제도 문제지만 사람을 못 구해서, 법률적 지식이 부족해서 등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 활동을 계속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5월에는 제주도 스타트업협회와 연계한 스타트업 컨퍼런스도 계획 중입니다. 회원사들와 교류와 사업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