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과 냉탕 오간 2017 스타트업 핫이슈

투자 유치 활발...생존경쟁·규제로 몸살

인터넷입력 :2017/12/18 15:17    수정: 2019/11/28 17:18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은 올해에도 생존의 갈림길에 서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와 대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에 맞서 싸우면서도, 기술 혁신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며 굵직한 투자를 이끌어낸 한해였다.

반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분쟁이 일거나, 수면 아래에 있던 여러 잡음과 부작용이 밖으로 드러나 업계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회 환원 활동에 모범을 보이기 위한 노력과, 가족 경영을 하지 않기로 결의하는 등 윤리 경영에 앞장서는 활동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의 후속 투자 유치

올해는 유망한 새로운 스타트업들의 등장보다는 기존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특히 더 눈에 띄었다. 최근 ‘핫’한 음식과 숙박,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표적으로 숙박 중개앱 운영사인 야놀자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억원을, 송금앱 서비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페이팔, 알토스벤처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부터 5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음식배달 중개 앱 ‘배달의민족’을 서비스 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네이버로부터 350억원을 투자 받아 인공지능 등 미래기술과 소상공인 지원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다.

카풀앱 풀러스는 네이버 등으로부터 220억원을,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 기업인 푸드테크는 우아한형제들과 네이버로부터 총 167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이 외에도 게임 기업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912억2천만원에 인수한 소식도 스타트업 업계의 부러움을 산 핫이슈로 기록됐다.

■ 사건·사고로 ‘몸살’

좋은 소식도 많았지만 스타트업 업계와 사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건 사고도 많은 한해였다.

먼저 야놀자는 일부 가맹숙소에서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아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또 경쟁사인 여기어때는 허술한 보안을 틈 탄 해커의 공격으로 사용자 숙박 정보가 유출돼 곤욕을 치렀다.

특히 야놀자는 여기어때를 상대로 자사의 정보를 무단 수집했다는 이유 등으로, 여기어때는 야놀자 임직원들이 악성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는 이유 등으로 고소해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 두 회사는 양사의 대표가 만나 서로 화해하기로 했지만, 양사 모두 기존 고소 건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두 사건 모두 검찰에 송치된 상태로, 검찰 판단을 기다리는 상태다.

■ 기득권과의 외로운 몸싸움 치열

택시단체 반발로 카풀 관련 국회 토론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생존의 갈림길에 선 스타트업들의 처절한 몸부림도 큰 한해였다.

카풀앱 서비스를 하는 풀러스는 변화된 출퇴근 시간에 맞춰 운전자 별로 출퇴근 시간을 지정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었다.

기득권을 쥔 택시업계는 서울시 등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풀러스 사업을 불법 유상운송행위로 규정, 해당 서비스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스타트업 업계는 오래 전 제정된 법이 변화되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며 사용자 관점에서의 편리성과 도시 교통 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변화를 촉구했다.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오는 21~22일 양일간 강원 원주 KT 연수원에서 승차 공유를 주제로 해커톤을 연다. 민관에서 참여하는 이번 ‘끝장토론’에는 서울시와 국토부, 시민단체, 스타트업들의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부동산 중개 앱을 서비스 하는 직방의 경우는 1년여의 시간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아파트 관련 정보들을 알기 쉽게 제공했는데, 이를 네이버가 도용했다며 강한 불만과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부동산 사업을 직접 하지 않을뿐더러, 직방 측이 주장하는 도용 부분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어서 직방의 권리나 어떤 특허를 침해한 경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투명 경영, 사회 모범 약속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사회 구성원 지속성장을 위한 스타트업 신경제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 어느 해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올해 국내 스타트업 업계를 훈훈히 마감할 수 있는 따뜻한 소식도 꽤 많았다.

지난 9월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발족 1주년 기념 포럼에서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사회 구성원 지속성장을 위한 스타트업 신경제 선언문’을 공표했다.

이 자리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상속경영이나 부당한 가족경영 등을 하지 않음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신경제 선언문에는 편법적인 상속경영을 하지 않겠다, 부당한 가족경영을 하지 않겠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투명하고 바른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엄포럼 의장 겸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 날 포럼 의장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스타트업이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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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대표는 어려웠던 학창시절을 떠올려 앞으로 3년 간 개인 지분을 정리해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표해 큰 화제를 일으켰다.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의 대표가 사업 성과만을 쫓지 않고, 사회 환원에 적지 않은 사재를 내놓겠다는 뜻이어서 업계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