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요기요, 네이버·카카오 공세 이길까

카톡, 네이버, 주문 서비스 시작…“위기감 느껴”

인터넷입력 :2017/05/31 14:05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잔잔하던 국내 배달음식앱 시장에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주도하던 배달앱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발을 들여놨다. 프랜차이즈 배달을 앞세운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이어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 동안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5: 3: 2 점유율로 시장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지난 3월 카카오가 카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오픈한데 이어, 네이버까지 챗봇 서비스인 ‘네이버 톡톡’을 선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막강한 자본력과 이용자 기반을 보유한 국내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공세를 어느 정도 방어할지 관심이 모인다.

■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順 시장 안정

배달의민족, 요기요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음식 시장은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의 배달의민족이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면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알지피코리아(대표 나제원)의 요기요가 2위, 같은 회사의 배달통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 때 요기요의 거센 마케팅 공세와, 배달통 인수로 알지피코리아의 두 서비스가 배달의민족을 위협했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이 5:3:2 구조로 안정화된 상태다. 서로 긴장된 관계 속에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예전만큼 점유율 차이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

이에 힘입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848억5천만원, 영업이익 24억6천만원을 기록, 전년도(매출 495억원, 영업손실 249억원)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한국 지사 성격인 알지피코리아의 경우 유한회사라 실적을 공개하고 있진 않으나, 서비스 출시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앱 조사 기관인 와이즈앱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배달의민족 월간 앱 사용자 수는 298만 명으로 조사됐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178만, 61만 명으로 집계됐다.

■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발 담근 네이버·카카오

카톡 주문하기

우아한형제들과 알지피코리아가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시장을 나눠 가진 사이, 네이버와 카카오도 최근 관련 시장에 한쪽 발을 담근 상태다.

두 회사는 치킨, 피자, 한식과 같은 프랜차이즈 음식점들과 제휴를 통해 간편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는 지난 3월 ‘카카오톡 주문하기’ 플러스친구를 통해 프랜차이즈 브랜드 15곳과 음식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강점은 4천200만 국내 카톡 사용자와, 카톡 서비스와 연계된 다양한 할인 및 혜택 등이 가능한 점이다. 또 카톡을 통해 손쉽게 이벤트 소식을 전달할 수 있어 가맹점 입장에서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카톡 주문하기를 플러스친구로 등록한 이용자 수는 거의 40만에 이른다. 주간 방문자 수는 200만이며, 재구매율도 꾸준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톡 주문하기 운영은 카카오가 지난해 7월 지분 투자한 주문중개 플랫폼 기업 씨엔티테크가 맡고 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통합형 포스 연동 시스템을 접목해 카톡으로 접수된 주문 내역을 인근 가맹점에 연결해주는 형태다.

네이버 톡톡 간편주문

네이버 역시 ‘네이버 톡톡’을 통해 5곳의 음식 프랜차이즈들과 간편주문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사용자가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특정 브랜드를 입력한 뒤 원하는 매장을 선택하면 채팅창에서 클릭 형태로 음식을 주문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네이버 톡톡 간편주문 서비스를 주문배달 중개플랫폼 서비스 업체인 푸드테크와 제휴하는 형태로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의 씨엔티테크와 마찬가지로 네이버 톡톡을 통해 들어온 주문을 인근 가맹점 포스와 연동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간편주문의 강점은 국내 검색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이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맛집과 음식점 등을 검색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 2천100만을 넘은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연동돼 결제가 편리하고, 결제 금액의 10%를 적립해주는 점도 네이버 간편주문의 특징이다.

현재 두 회사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들로만 한정해 주문하기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향후에는 일반 음식점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 새 플러스친구.

카카오의 경우 최근 플러스친구와 옐로아이디를 통합해 새 플러스친구를 정식 오픈했다. 이에 소상공인이나 개인들도 플러스친구를 개설하면 모바일 홈페이지로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홈을 제공받는다. 1:1 채팅 기능을 통해 일반 음식점들도 개인들에게 음식 주문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앞으로 플러스친구에 주문, 구매, 예약 등의 기능을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어서 기존 배달음식 앱들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는 카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파트너 입점으로만 제한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소상공인 등 개인업소의 입점까지 검토 중”이라며 “현재도 플러스친구를 통해 일반 음식점들이 고객과 1:1 방식으로 주문을 받아 현장 결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 영역에서 사업자와 이용자의 연결을 도와주는 네이버 톡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음식 간편주문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며 “현재는 요청이 들어온 곳과 제휴하는 형태로 가맹점을 늘려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영향 없지만, 미래는 몰라…”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음식 업계는 카톡 주문하기와 네이버 톡톡 간편주문에 따른 영향은 아직까지 없다는 반응이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프랜차이즈 주문량이 거의 줄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한편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장 진입으로 배달음식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는 위기감 차원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란 입장이다.

얼마 전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1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알지피코리아는 한화테크윈과 함께 드론 음식 배달 테스트를 이벤트 차원에서 진행했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AI 기반 챗봇, 자연어 이해/처리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해 자사 배달 서비스에 녹여낸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는 가맹점들로부터 광고비나 수수료를 받아 이용자와 연결하는 사업 모델만으로는 큰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사용자들을 계속 유인하고 묶어둘 수 있는 새롭고 더 나은 무언가가 필요한 쪽으로 경쟁 환경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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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회사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프랜차이즈 주문 서비스로 입은 피해나 영향은 아직까지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사용자 배달음식 주문 습관이 네이버나 카카오를 이용하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고 미래에 일어날 변화에 대해 늘 긴장감을 갖고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업계 한 전문가는 “아직까지 기존 배달음식 앱 서비스 회사에 큰 영향은 없어 보이지만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장 진입을 계속 무시하긴 힘들 것”이라며 “사용자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카톡이나 네이버의 경우 이미 국내 인터넷 사용자 대부분이 익숙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배달음식 주문 행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