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라고 모두 앞을 못 본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교정시력 0.1부터 0.4까지의저시력자가 시각장애인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이들에게 스마트 기기의 혜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보조공학 스타트업‘ 에이티랩(www.atlab.biz)’의 박영숙 대표(58). 지난 2011년 50대 중반 나이로 창업한 지3년여 만에 해외에서도 놀랄만한 자체 IT 기술을 구축해냈다. 시각장애인들의 디지털 생활을 지원하는 ‘샤인플러스’가 바로 그의 인생 역작이다.
‘샤인플러스’는 스마트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16배까지 확대하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이다.특정 웹 페이지뿐만 아니라 모든 화면에 적용된다는 것이 기존 서비스들 대비 우월한 부분.이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저시력자도 메신저나 SNS 사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샤인플러스’를 보완해주는동생격애플리케이션도 올해 현재 10여개나 된다.점자를 인식하거나 e북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등 내용이 다양하고, 색맹과 눈부심 정도에 따라 화면을 바꾸는 기능도 높이 평가 받았다.일종의 시각장애인용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한 셈인데,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국제특허 13건을 보유하게 됐다.
“애플아이폰용 ‘보이스오버(VoiceOver)’나 구글의 ‘톡백(TalkBack)’등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전맹자용 서비스입니다.앞이 보이는 저시력자는기술 지원을 통해 더 폭넓은 스마트 생활을 할 수 있어요.저희 사업이 바로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전력을 갖추자 입 소문이 글로벌 버전으로 퍼졌다.영미권과 중국,인도,브라질 등에서 ‘샤인플러스’ 다운로드가 급증했다.구글 마켓은 물론,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홈페이지도 주요 배포 채널이다.‘샤인플러스’를 구동하는 세계 인구가 하루 60만명에 달한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수익은 기업이나 정부기관과의 납품계약을 통해 얻는다.최근 일본 ‘와이드텍’과 100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체코 등지에서도 바이어 러브콜을 받았다.장애인용 보조공학 시장에서 주목 받는 위치에 올라서자 계약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저희는 소프트웨어 개발사입니다.시각장애인용 기기를 만드는 어떤 곳과도 협력할 준비가 돼있죠.스마트폰이나태블릿 뿐 아니라 은행 ATM, 정부 민원기기 등에도 ‘샤인플러스’ 적용이 가능합니다.기술의 잠재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빛을 보기까지 개발 과정은 험난했다. 지난 2013년 개발한 구 버전은 스마트폰사용환경을 바꾸는 작업(루틴)이 필요했기에주요 제조사들에게 협력을 요청했지만 모조리 외면당했다.개발에 투입한 수억원은 그대로 빚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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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던 건 시각장애인들의 응원과 든든한 파트너 때문.박 대표와 함께 일하는 김정 기술이사㊹는 고도약시이면서 20년넘게 저시력인을 위한 IT 서비스를 개발해온 엔지니어다.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결국 루틴이 필요 없는 지금의 ‘샤인플러스’를 만들어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 기기로 뉴스나 영화를 보는 풍경이 흔하죠. 눈이 불편한 이들에게 그런 세계가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안으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빈곤 국가의 문맹자 등에게도 기술의 혜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