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독일 세단 덤벼" 볼보 더 뉴 S90

도로이탈보호 시스템 압권...가솔린·디젤 주행 이질감 없어

카테크입력 :2016/09/27 10:01    수정: 2016/09/27 10:21

'띠리링, 착'

볼보 더 뉴 S90(이하 S90)에 탑재된 ‘인텔리 세이프’ 기술 중 하나인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Run-off Road Protection)'이 작동되는 소리다. 도로 이탈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안전벨트에 빠르고 강한 압력을 줘 탑승자 상체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이같은 시스템이 모든 트림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S90을 26일 오후 인천 영종도 및 송도 일대에서 주행해봤다. 시승 코스는 약 103km로 고속주행과 인텔리 세이프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구간이다.

이날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간 볼보 S90의 경쟁 상대는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아우디 A6다. 첨단 및 안전사양으로 무장한 준대형 플래그십 세단 S90으로 판매 신장을 노리겠다는 것이 볼보차코리아의 전략이다.

전체적으로 볼보 S90은 가솔린과 디젤 모델 주행 이질감이 없을 정도로 가속 및 주행성능이 만족스러웠다. 시속 15km/h 이상 주행 환경에서 작동되는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 기술의 완성도도 높았다.

26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에 들어간 볼보 더 뉴 S90 (사진=지디넷코리아)
볼보 더 뉴 S90의 차체 크기는 전장 4천963mm, 전폭 1천879mm, 전고 1천443mm, 휠베이스 2천941mm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볼보 변화의 상징 ‘토르의 망치’, ‘아이패드’

그동안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볼보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는 어땠을까. 상대적으로 다른 자동차 디자인에 비해 투박하다는 이미지가 강했고, 실내 센터페시아에는 불필요한 조작 버튼들이 많아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같은 볼보 이미지는 확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볼보차코리아가 최근 XC90 출시 이후로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180도 달라진 모델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볼보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핵심 키워드 두 가지는 바로 ‘토르의 망치’와 ‘아이패드’다.

‘토르의 망치’ 콘셉트가 적용된 S90 풀 LED 헤드램프는 XC90과의 패밀리룩을 구성하고 있지만, 세단의 중후함을 더욱 살려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체적인 헤드램드 디자인은 날렵한 느낌은 없지만 이 ‘토르의 망치’ 풀 LED 헤드램프 디자인이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앞모습에 커다란 힘이 됐다.

'토르의 망치' 콘셉트가 잘 살려진 볼보 더 S90 헤드램프 디자인 (사진=지디넷코리아)
카플레이가 지원되는 볼보 더 뉴 S90. 마치 아이패드를 차량에 이식시킨 느낌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S90 실내는 ‘아이패드’와 비슷한 크기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내비게이션 활용시 손글씨 검색이 지원되며, 바워스&윌킨스 스피커 음질 조절, 애플 카플레이 등의 편의 장비 등이 갖춰졌다.

XC90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길게 쭉 뻗은 에어컨 송풍구가 디스플레이 좌우측에 자리잡아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시보드 각도가 운전석 쪽으로 틀어져 있어 에어컨 송풍구 조작이나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작동이 용이한 것도 마음에 든다. 나파가죽과 천연 나무 원목, 크롬 장식도 S90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있다.

이날 시승은 모 매체 여기자와 함께 하게 됐다. 전반적인 느낌을 묻자 “여자들이 대체적으로 선호할 디자인을 갖췄다”고 답했다. 볼보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이 국내 여성 운전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복잡해보이는 버튼을 과감히 버리고 아이패드형 디스플레이가 센터페시아에 적용되다 보니, 어쩔수 없는 단점이 눈에 보인다. 바로 지문과 먼지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카플레이, 내비게이션 조작, 오디오 음질 조절 등을 하다 보면 지문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 지문은 햇빛이 반사될 때 보기 안 좋을 수 있다. 동시에 생기는 먼지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같은 단점은 볼보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중심의 실내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숙제나 다름없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먼지와 지문 걱정에 자유로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가 나온다면 모든 이가 환영할 것이다.

XC90과 실내 구성은 비슷하지만,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볼보 더 뉴 S90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엔진시동과 드라이브 모드 선택이 가능한 다이얼 디자인은 여성 운전자들이 크게 선호할 것 같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충돌 위험에서 벗어나게 한 ‘인텔리 세이프’

볼보 S90은 국내에서 디젤과 가솔린 모델로 판매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은 물량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판매 계획이 아직 없는 상태다.

S90 D4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며, D5 4륜구동은 235마력, 48.9kg.m, 가솔린 T5는 254마력 35.7kg.m의 성능을 낸다. 배기량이 모두 다 1천969cc이지만 볼보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 때문에 힘과 가속성능 면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이날 가솔린 T5와 디젤 D5 인스크립션 모델을 모두 타봤는데 두 트림 모두 가속성능에서 큰 이질감이 없을 정도였다.

가속 능력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것은 ‘인텔리 세이프’ 기능이다. 이 기능은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포함됐다. 운전자, 보행자, 심지어 동물의 안전까지도 최우선을 삼겠다는 볼보만의 철학이 돋보인다.

실제 시승구간에서는 ‘인텔리 세이프’ 기능 중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와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두 가지를 느껴볼 수 있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지원되는 볼보 더 뉴 S90. 선명도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을 남겼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 작동 중 운전자가 손을 일정 시간 떼면 볼보 더 뉴 S90에는
파일럿 어시스트 프로그램이 실행중인 볼보 더 뉴 S90 계기반 일부 (사진=지디넷코리아)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의 차선 중앙 유지 능력은 뛰어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은 지난해 XC90 때부터 적용된 볼보의 새로운 안전 시스템이다. 실제 자동차가 도로에서 이탈되는 상황이 감지되면, 차량 내부에서는 안전벨트에 빠른 압력을 줘 운전자와 동승자의 상체 충돌을 방지해준다.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을 실제로 겪어보니, 사고시 차량 내부 탑승객들의 부상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몸을 보호해주는 안전벨트의 압력이 세다.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다. 해당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본 장면은 기사 아래 영상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인천대교에 접어들면서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써봤다. 볼보차코리아는 이 기술을 ‘주행지원 시스템’이라고 말하기 보다 ‘반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부르고 있다.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는 전방 차량이 존재하지 않아도 최대속도 140km/h까지 유지할 수 있다. 일반 AS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LKAS(차선유지보조시스템) 실행 때와 비교했을 때 차선 중앙 유지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현대차가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활용하고 있는 주행지원 시스템 HDA와 충분히 경쟁할 만한 가치가 있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잠시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의 차선 중앙 유지 능력을 테스트 해봤다. 볼보차코리아는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와 현대차 HDA의 차이점에 대해 “HDA는 고속도로에서만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볼보차코리아의 파일럿 어시스트는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80km/h 이상의 간선도로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능 자체가 전 트림 기본으로 장착됐다는 점도 큰 차이점 중 하나로 설명했다.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는 작동 방법이나 사용 환경 등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아직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구현하지는 못한다. 차선 중앙 유지를 위해 스티어링 휠이 미세하게 좌우로 움직이는 부분은 파일럿 어시스트 기술이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볼보차코리아는 최근 자율주행 관련 사고가 이슈가 되자, 해당 기능을 완전 자율주행 용도가 아닌 주행 지원 차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날 시승 전에 열린 간담회에서도 볼보차코리아는 이점을 여러번 강조하기도 했다.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는 약 15초 정도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뗐다는 사실이 감지되면 ‘조향하십시오’라는 문구를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반에 띄운다. 운전자가 이같은 주의사항을 두 번 이상 무시하면, S90은 해당 기능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을 준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 좌측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다시 파일럿 어시스트 기술을 쓸 수는 있다.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고 전방을 주시하라는 S90의 무언의 메시지나 다름없다.

주행중인 볼보 더 뉴 S90(사진=볼보차코리아)

■독일 세단과의 경쟁 치열할 듯

볼보차코리아는 26일부터 S90에 대한 사전 계약을 받고 오는 11월부터 고객에게 본격적으로 차량을 인도할 방침이다. XC90, S90을 통해 수입차 시장 성장에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볼보차코리아의 계획이다.

볼보 S90의 판매가격은 ▲디젤 D4 모멘텀 5천990만원, 인스크립션 6천690만원, ▲디젤 D5 4륜구동 모멘텀 6천790만원, 인스크립션 7천490만원, ▲가솔린 T5 모멘텀 6천490만원, 인스크립션 7천190만원이다. 스포츠형 모델인 D5 4륜구동 R-디자인 모델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이며 판매가는 7천340만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볼보 S90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아우디 A6다. 모두 볼보 S90처럼 주행지원 및 편의사양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차량들이라 쉬운 경쟁 상대는 아니다. 향후 수입차 시장에서 이들 차량간 경쟁이 본격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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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볼보 더 뉴 S90] "당신의 안전은 제가 책임질게요" 첨단 사양으로 무장한 볼보 플래그십 세단(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