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기업용 64비트 ARM기반 서버가 마침내 실험실을 벗어났다. HP는 x86 프로세서에 이어 이번에는 ARM 계열 프로세서를 탑재한 마이크로서버 '문샷'을 선보였다.
미국 지디넷은 29일(현지시각) HP가 프로라이언트 문샷 제품군 확대 일환으로 엔터프라이즈급 64비트 ARM기반 서버 프로라이언트 m400과 m800, 2가지 모델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HP가 선보인 ARM 기반 문샷 시스템은 ARMv8 아키텍처 시스템온칩(SoC), 64비트 프로세서 코어와 오류보정코드(ECC) 메모리 지원같은 엔터프라이즈급 기능을 장착한 저전력 시스템, 마이크로서버다.
ARM서버 프로라이언트m400 모델은 어플라이드마이크로의 X진(X-Gene)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오픈소스 전문업체 캐노니컬에서 개발을 주도하는 리눅스 배포판 우분투 운영체제(OS)를 구동한다.m400 서버는 웹캐싱, 고성능컴퓨팅(HPC), 빅데이터분석 등과 같은 업무에 적합하다. HP는 프로라이언트m400 서버에 대해 전력, 냉각, 상면 사용량을 절감해 일반 랙서버 대비 총소유비용을 최대 35%까지 낮춰 준다고 강조했다.
프로라이언트m800 모델은 패턴분석과 같은 복잡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용도에 어울린다.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이 '시스템인텔리전스' 프로젝트에 m800 모델을 사용 중이라고 한다.
라이언 퀵 페이팔 고급기술그룹 수석아키텍트는 프로라이언트 m800은 고속, 저지연 네트워킹,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계층화 메모리관리, 친숙한 리눅스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병렬처리플랫폼을 갖춘 ARM과 멀티코어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를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P는 '프로라이언트 문샷 ARM-64 개발자프로그램'이라 불리는 개발자 지원정책도 내놨다. 개발자들이 ARM 아키텍처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 테스트와 이식 등 개발을 돕는 것이 골자다.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프로라이언트 문샷 디스커버리랩'에 원격으로 접근해 ARM기반 64비트 시스템에서 온전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P는 프로라이언트 서버 제품군의 구성을 다양화함으로써 기존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 범주를 넘어서려는 듯 하다.
영국 IT매체 테크리퍼블릭의 닉 히스 수석기자는 HP는 세계 최대 서버 제조사지만 데이터센터 제품으로 얻는 매출은 지난해보다 6.2% 떨어졌다며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의 저전력서버 제조사들의 매출은 50% 늘었는데 이유는 화웨이, 슈퍼마이크로, 콴타컴퓨터, 위스트론같은 업체들이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그룹, 텐센트같은 거대 온라인 사업자들의 입맛에 맞는 컴퓨터 하드웨어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HP가 하반기 ARM 기반 마이크로서버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은 상반기부터 있어왔다. 상반기 프랑스, 타이완 등 각지 매체는 익명의 공급망 소식통을 인용해 HP가 올하반기중 64비트 ARM서버를 본격 생산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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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기업시장에서 문샷 프로젝트 일환으로 ARM서버 상용화를 계획한 시점은 3년 전이다. 2011년 11월 코드명 '레드스톤'으로 불리던 저전력서버 플랫폼에 칼세다 32비트 ARM칩을 넣은 시험 개발 모델을 선보였는데, 1세대 문샷서버 시스템은 64비트 아키텍처 미지원이라는 한계로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HP는 2세대 문샷서버로 통하는 프로라이언트 m시리즈를 지난해부터 올초에 걸쳐 출시(관련기사 1, 2, 3)했는데, 이는 ARM기반이 아니라 인텔 아톰 및 AMD 옵테론 등 x86 아키텍처의 저전력 프로세서를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