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분기 대규모 감원을 예고한 HP가 이번 실적에선 PC와 x86 서버 사업으로 체면을 살렸다. 모든 면에서 확 개선된 건 아니지만 2개 부문이 나머지 영역에서의 부진을 상쇄해 매출을 안정시켰다.
20일(현지시각) HP는 276억달러 순매출과 13억달러 순이익(세전), 0.52달러 순 주당수익을 기록한 2014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HP는 분기 순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3% 늘고 순 주당수익은 같은기간 사이 27% 줄었다고 밝혔다.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PC 시장의 경쟁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점유율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며 퍼스널시스템 부문과 서버 사업이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고 선전했다.
분기 순매출 275억8천500만달러 가운데 최대 비중인 퍼스널시스템 및 프린팅(PPS) 그룹이 142억3천900만달러를 기록해 135억4천200만달러를 번 전년동기대비 5.1% 성장을 일궜다.
PPS그룹 매출 성장을 주도한 건 PC 제품 담당인 퍼스널시스템 사업부로, 이번에 86억4천900만달러를 기록해 77억3천300만달러였던 전년동기 대비 11.8% 증가를 보였다. 노트북이 17%, 데스크톱이 8%, 워크스테이션이 8%씩 각각 매출 증가를 보였다. 이는 프린팅 사업부가 58억900만달러에서 이번에 55억9천만달러로 3.8% 떨어뜨린 매출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퍼스널시스템 부문에 이어 2번째 비중을 차지하는 엔터프라이즈그룹(EG)은 68억9천400만달러로 전년동기 67억6천400만달러에서 1.9% 성장을 기록했다. EG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기업용 하드웨어를 파는 곳으로 최근 중국 및 타이완의 신흥 서버 제조사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토리지 벤처의 위협, 서비스업체의 브랜드 장비 구매 감소 등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는 중이다.
EG그룹에서 산업표준(x86) 서버 부문 매출이 30억9천700만달러를 벌어들여, 28억5천100만달러를 거둔 전년동기보다 9% 증가했고 네트워크 장비도 같은기간 4% 오른 6억7천200만달러를 기록해 성장을 거들었다. 다만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유닉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 2억8천400만달러에서 2억3천300만달러로 18% 추락, 스토리지 부문도 8억3천300만달러에서 4% 감소한 7억9천600만달러 매출을 보여 x86 실적을 상쇄했다.
이밖에도 얼어붙은 글로벌 IT서비스 시장 영향으로 이번 엔터프라이즈서비스(ES) 부문 매출 역시 2013회계연도 3분기 59억7천200만달러에서 6.4% 감소한 55억9천만달러가 됐고, 소프트웨어(SW) 부문 매출은 10억1천만달러에서 5.0% 줄어든 9억5천900만달러로 기록됐다. 한편 금융서비스 실적도 8억7천900만달러에서 2.7% 떨어져 8억5천500만달러에 그쳤다.
휘트먼 CEO는 사업 운영 방향을 바라볼 때 혁신의 연쇄작용과 고객 및 파트너로부터 접하는 일상적인 피드백을 통해 강력한 실적 개선 흐름을 탈 것이란 확신이 든다며 전반적으로 실적 추이는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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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중인 HP 입장에선 순이익을 논하기 어려운 단계다. 앞서 HP는 지난 5월 회계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최대 1만6천명 감원을 예고했다. 이번 분기 HP 순이익은 세전 기준으로 13억1천300만달러로, 전년동분기 17억900만달러에서 23.2% 떨어진 숫자다.
한편 미국 지디넷은 휘트먼 CEO가 전분기 실적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SW사업 부문에서 서비스형SW(SaaS) 및 서브스크립션 기반 제품을 제공하는 쪽에서 장기적 성과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당장은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멀리 보면 HP 성공을 받쳐줄 사업이라는 전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