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vs 자영업자…적정 수수료 공방

자영업자 "생존 어렵다" vs 배달앱 "합리적 수준"

일반입력 :2014/03/10 15:05

남혜현 기자

모바일 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배달앱과 요식업체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닭 한마리, 피자 한 판 팔아서 수수료까지 내다 보면 남는게 하나 없다는 중소 사업자들의 주장에 배달앱 진영은 아직은 수수료를 조정할 때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갈등의 핵심은 모바일 결제와 수수료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은 업체에 따라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모바일 결제를 배달 앱 시스템에 접목했고, 이를 이용하는 업주들에 10~2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모바일 결제는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서 음식값 지불도 한 번에 하는 것을 말한다. '바로결제' '요기서결제' 등의 이름으로 활용되는데, 휴대폰에서 선불로 음식값을 지불하기 때문에 배달 후 별도 결제가 필요없다. 앱에서 음식을 고르고 주문과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다.

문제는 모바일 결제를 배달앱에 접목하는데 드는 비용과, 높은 수수료다. 예컨대 1천만 가입자를 확보한 배달앱 '배달의 민족' 같은 경우 바로결제 주문 매출에 12.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카드 수수료 3%를 합친 금액이며, 부가가치세를 합칠 경우 비중은 13.8%다.

통상 재료비, 인건비 등을 제외한 요식업체 마진율을 30%로 봤을때 배달앱의 수수료를 제외하면 남는 수익은 기존의 절반에 불과하다.

요식업체들 사이에서 수수료가 높아서 남는게 없다고 주장할만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는 음식 가격을 높이는 게 수순이라 말한다. 그러나 배달앱 진영은 주문 시스템을 갖추는 구간에서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아직은 모바일 결제 초기 단계라 아직 수수료를 조정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못 박는다.

모바일 주문 결제 시스템이 완전한 자동화가 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전화콜센터 중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별도 비용이 발생하는 까닭에 수수료 조율이 당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모바일 주문을 하는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결제가 끝나지만 이 주문 정보를 개별 업소와 연결해주는 데는 아직도 전화 중개라는 아날로그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모바일 주문에서 바로 결제 서비스는 업주들 입장에서도 편리한 기능이지만 수수료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며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수치를 내놓은 것이라 전화 중개 등으로 인해 고비용이 들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데 이런 부분이 자동화, 간소화되면 원가를 낮출 여지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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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배달 앱에서 음식점이 노출되는 순위에서도 있다.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음식점만 앱 노출에 상단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를 더 지불하더라도 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달앱을 이용하면 전단지를 뿌리는 것보다 홍보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 배달앱들의 주장이나, 일반 요식업 자영업자들은 배달앱과 전단지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앱 상단과 하단으로 나누어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지만 서비스의 형태가 다른 것이라며 아직 모바일 결제 비중이 크게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 해당 시스템이 전체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도 더 파악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