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스스로 쪼개지는 놀라운 소행성의 모습이 사상 최초로 허블망원경에 의해 포착됐다.
지난 해 초부터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한 이 소행성(P/2013 R3)은 지난 해 10월 말 허블망원경을 통해 갈라져 움직이는 모습이 또렷하게 관찰됐다. 현재는 10조각 정도로 나뉘어져 시속 1.5km속도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과학자들은 20만톤에 이르는 이 소행성 바윗 조각들이 장차 운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항공우주국(NASA·나사)과 ESA(유럽우주국)는 6일(현지시간) 허블망원경이 지난 해 10월29일부터 올해 1월24일까지 P/2013 R3 소행성의 놀라운 균열현상을 발견해 촬영했다고 확인했다. 더욱이 이 쪼개진 소행성에서는 혜성과 같은 꼬리까지 발견됐다. 이같은 내용은 6일자 우주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학자들에 따르면 P/2013 R3는 태양이 생겨난 이래 줄곧 태양에서 4억8천만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존재하던 소행성이었다.소행성 분열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데이비드 쥬잇 UCLA지구행성간우주과학 및 우주물리학과교수는 카탈리나망원경으로 애리조나 투손의 하늘을 관찰하던 중 이상하게 보이는 점들을 발견했고 허블망원경을 통해 이 소행성 분열모습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쪼개진 P/3 2013 R3 먼지 구름이 10개의 서로 다른 작은 소행성이 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현재 조각난 미니 소행성 가운데 가장 큰 바위조차도 축구장 크기로 작아졌다.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 분열 원인과 관련, 다른 소행성과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이럴 경우 엄청난 폭발과 함께 바위가 즉각 산산조각 나 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행성 내부의 얼음이 증발하거나 소행성을 끓게 만들면서 소행성을 분열시켰을 가능성도 없다고 보고 있다.
쥬잇교수는 이 소행성이 조각난 원인에 대해 태양광이 이 소행성의 회전주기를 점차 빠르게 해 원심력을 만들어 내면서 분열시켰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의 분석 배경에는 이른 바 ‘요르프 효과’(YORP torque effect)가 자리잡고 있다.(*요르프효과는 야코프스키-오키프-라드지에프스키-패댁 효과(the Yarkovsky-O’Keefe-Radzievskii-Paddack effect)의 준말이다.)
요르프 효과는 행성이나 다른 작은 천체들이 태양으로부터 흡수한 빛을 열의 형태로 표면에서 재복사할 때 회전 가속도를 발생시키도록 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쥬잇교수는 “빛은 광자로 이뤄져있고 광자는 모멘텀(가속도)를 가진다. 많지는 않고 유한한 양이다”라고 말하면서 “소행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을 발산할 때 비대칭적이 된다...소행성의 낮 쪽은 뜨거우며, 차가운 밤 쪽보다도 더 많은 열을 발산시키기 때문이다. 이 결과 순수한 반동력(reaction force)이 소행성에 작용하게 된다. 이는 마치 석탄자루를 던졌을 때 (반작용으로)뒤로 물러나게 되는 것과 같다. P/2013 R3가 쪼개지도록 만든 것은 이런 힘이다“라고 설명했다.
쥬잇교수는 요르프효과가 진행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자 모멘텀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소행성 스핀업(각 속도 증가)에 걸리는 시간은 매우 길다. R3의 경우만 하더라도 10만년, 또는 100만년이 족히 걸렸을 것이다. 사실 소행성 표면의 형태와 속성을 알지 못하면 이 시간을 정확히 계산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또한 태양계시스템의 나이에 비하면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요르프효과는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 동영상은 ESA와 나사가 공개한 허블 망원경에 잡힌 P/2013 R3 소행성 분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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