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서포트의 야심만만 플랫폼 시나리오

MWC서 모비즌 SW 공개하고 독자 생태계로 육성

일반입력 :2014/02/19 15:34    수정: 2014/02/21 16:32

황치규 기자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 참가를 앞둔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의 얼굴 표정에 긴장감이 엿보인다. 회사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 신제품을 이번 MWC에 들고 나가기 때문이다.

알서포트는 이번 MWC에서 PC로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모비즌'이라는 SW를 선보인다. 모바일 기기를 디바이스와 디바이스 환경을 연결하는 미러링 기술을 통해 PC에서 쓸 수 있게 해주는 SW다. PC에서 스마트폰을 거의 그대로 쓸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도 PC에서 다운로드 및 재활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클라우드 환경이 되고 PC는 거기에 있는걸 쓰는 단말기가 되는 셈이다.

스마트폰을 그냥 쓰면 되는 것이지 PC에서 떨어져서 제어할 필요가 있을까? 신기하기는 해도 꼭 필요한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이에 대해 서형수 대표는 타겟 고객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다. PC앞에 많이 앉아 있는 10대, 20대, 30대 젊은층에선 모비즌이 나름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모비즌을 만들때부터 PC앞에서 일을 많이 하는데, 그때그때 모바일로도 할게 많은 젊은층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PC로 계속 작업하는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를 자주 확인하는 건 부담일 뿐더러 사적인 커뮤

니케이션이라면 눈치도 보이게 마련이라며 모비즌과 같은 SW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비즌이 이른바 킬러앱은 아닐 수 있다. 서 대표도 킬러앱이 될 것이라고까지 '오버'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틈새시장 공략용? 그것도 아니다.

서 대표는 모비즌이 카카오톡 처럼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매일매일 쓰는 킬러앱은 아닐지 몰라도, 가끔씩은 쓸 필요가 있는 앱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자주 쓰지는 않지만 종종 쓸 때가 꼭 있는 '망치'같은 앱이라는 얘기였다.

알서포트는 모비즌을 일본에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국내 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한다. 일본의 경우 모 통신 업체를 통해 배포할 계획인 만큼, 초반 사용자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게 회사측 입장이다.

모비즌은 현재 PC에서 안드로이드 기기만 제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이폰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애플이 외부 업체가 iOS 기기에 대해 독자적인 미러링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허가하지 않는 탓이다.

물론 안드로이드 기기에 대한 미러링도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니다.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제조사들한테도 미러링을 위한 지원을 받아내야 하는데, 이게 중소업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성격의 일은 아니다. 미러링 기술이 스타트업들에게 진입 장벽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알서포트에게 모비즌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우선 B2C 시장 진입의 신호탄이다. 알서포트는 그동안 기기간 원격 제어 기술을 앞세워 B2B 시장 공략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모비즌을 기점으로 B2C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B2B와 B2C 사업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B2C 시장에선 왠만한 킬러앱이 아니면 돈받고 팔기도 쉽지 않다. 모비즌 역시 무료로 제공된다.

그렇다면 수익 모델은? 당장은 없다. 일단은 사용자 기반 확대가 목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모비즌을 알서포트 브랜드로 운영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키운다는 것이 서 대표의 구상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라면 외부 업체들의 참여도 이끌어내겠다는 건데,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서 대표는 모비즌은 PC에서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PC를 벗어나 모바일 기기들끼리 제어도 가능한 SW로 진화하게 된다면서 외부 업체들은 기기들이 미러링 방식으로 연결되는 환경에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뒤 외부 업체들이 부가 서비스를 들고 참여하게 함으로써, 매출 공유를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선 스마트폰 쓰는 법을 잘모르는 부모님을 위해, 원격지에서 자녀들이 부모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는게 서 대표 설명이다.

플랫폼을 꿈꾸는 만큼, 알서포트는 모비즌이라는 브랜드 강화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대기업에서 OEM 형태로도 SW를 팔았지만 모비즌은 철저하게 독자 브랜드 중심주의로 가겠다는 전략이다. 모비즌이라는 브랜드를 쓰지 않는한, 대기업도 모비즌을 제품에 탑재할 수 없다. 시간은 조금 걸릴 수도 있어 보이는 알서포트판 플랫폼 전략은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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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즌은 기술 측면에서도 주목할만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HTML5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애플리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앱을 까는게 아니라 브라우저에 접속해서 쓰는 서비스라는 얘기다. 미러링 방식을 통해 기기들을 연결하는 앱을 HTML5로 만드는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만들수는 있어도 속도나 사용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서 대표는 모비즌은 HTML5 기술을 최대한 끌어올린 앱이라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 사이에도 의미있는 소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