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다음은 헬스케어인가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관심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국내외 가릴 것 없다. 투자를 했다는 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머컴 캐피탈 그룹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헬스케어 기술 및 디지털 헬스 분야에 약 22억 달러(약 2조 3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받은 회사는 571곳에 달한다. 2012년 투자 규모 11억 달러에 투자받은 회사가 16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펀딩 규모는 두배, 대상 업체는 세배나 늘었다.
2011년엔 49개 헬스케어 관련 회사에 4억달러의 돈이 투입됐다. 3년 만에 5배 많은 돈이 헬스케어 IT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헬스케어 IT 중에서도 모바일 헬스 회사에 투자가 집중됐다. 전체 4분의 1인 5억6천400만 달러(약 5천951억원)가 모바일 헬스 관련 회사에 유입됐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계속해서 들려 온다.
사용자가 의사에게 건강과 관련된 질문을 물어볼 수 있는 헬스 커뮤니케이션 앱인 '퍼스트 오피니언'은 지난달 120만 달러(약 12억7천만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체에 따르면 '퍼스트 오피니언'을 통해 하루에 700여건의 헬스 컨설팅이 오간다고 한다.
컨설팅은 일단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회사측은 매달 9달러를 내면 무제한으로 의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있다. 마이헬스팀(MyHealth Teams)은 SNS안에서 같은 만성질환증을 가진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고 지역 기반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마이헬스팀은 만성질환을 해결하는데 가장 적합한 지역 기반 헬스 서비스 제공 업체를 추천까지 해준다. 이를 통해 이달 위슬리 그룹에서 336만 달러(약 35억7천만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제프RX(ZappRX)이라는 모바일 처방전 관리 앱은 지난해 9월 100만 달러(약 10억) 투자를 받은데 이어 올해 1월 100만달러를 추가로 유치했다. 이 앱은 의사와 약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모바일 전자 처방 시스템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헬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이어트 앱 '눔 다이어트 코치'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눔(Noom)'은 최근 미국과 일본 공동 투자사로 부터 700만달러(약 75억8천만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2012년에는 유럽 VC 'M8 캐피털' 주도로 260만달러(약 28억1천만원)를 유치한 바 있다 2007년 창업한 눔은 글로벌 벤처를 목표로 본사를 미국에 두고 한국, 일본, 독일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눔코리아 이혜민 대표는 초기엔 스타트업이나 헬스 분야에 투자하는 VC에서 주로 관심을 가졌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VC에서 헬스 IT에 전망을 밝게 보고 투자하고 있다며 사업 제휴에 대한 문의도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임지훈 대표가 설립한 벤처캐피탈 케이큐브벤처스는 최근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인 헬스웨이브에 5억 원을 투자했다. 헬스웨이브는 질병 정보, 수술 방법 및 부작용 등 복잡한 의료정보를 환자가 알기 쉽게 애니메이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케이규브벤처스 관계자는 헬스웨이브에 투자하기 전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 대해 상당히 많은 사전 조사를 실시했고 전망을 밝게 봤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카카오 플랫폼과 연계해 투자를 받은 회사들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 3사도 의료ICT팀을 운영하며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제휴가능한 사업을 찾기 위해 꾸준히 물밑에서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구글, 삼성 등 거대 IT업체들도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IT공룡들의 참여가 기대되면서 헬스케어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 임원들은 지난해 12월 모바일 의료 앱에 대해 논의 하기 위해 FDA(미식품의약청)과 접촉하기도 했다.
나인투파이브맥 등 다수 외신은 애플이 iOS8 운영체제에 코드명 '헬스북'이라는 앱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앱은 이동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 같은 피트니스 정보를 저장하고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이 내놓을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인 아이워치도 헬스 기능에 주력할 것이라는 소문도 많이 들린다. 애플은 최근 수면 치료 전문가인 필립스수면경험연구소 로이 레이먼 박사를 고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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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만만치 않다. 유전자 분석 사업에도 진출했고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인 구글글래스에는 실시간으로 착용자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기능을 넣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먹거리로 '모바일 헬스케어'를 내세웠다. 지난 5일 권오현 대표는 주주통신문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라이프케어분야로 스마트홈과 모바일헬스 분야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