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던진 말이다. 모바일은 기회의 땅이며, 이 새로운 공간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틈새 시장을 찾아 깃발을 꽂는다면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구정 설을 맞이해 벤처 투자사들과 함께 올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8곳을 선정해 소개하고자 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재기발랄한 스타트업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핵심 기술을 보유했거나 남들보다 빨리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있으면 참 좋겠다라고, 누구나 한 번씩은 생각해봤을 만한 일들을 실제 사업으로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크다.
스타트업을 추천해 준 벤처 투자사는 케이큐브벤처스, 패스트트랙아시아, 프라이머, 본엔젤스 등이다. 20여곳이 추천됐고, 그 중 사업 분야가 겹치지 않는 8곳을 선정했다.
■휴대폰 배터리 공유 서비스 '만땅'
스마트폰 배터리가 자주 닳는다는 고민에 집중했고 결과가 적중했다. 스타트업 '마이쿤'이 서비스하는 휴대폰 배터리 교체 서비스 '만땅'은 벌써 서울, 경기, 부산 등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 스마트폰 액세서리 가게 등 70곳과 가맹 계약을 맺었다.
LTE 시대,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며 책을 읽고 SNS로 소식을 주고 받는다. 휴대폰 배터리가 남아나기 어렵다. 그렇다고 두 개 이상의 배터리를 들고 다니는 것도 번거롭다. 어떻게 하면 쉽게 `완전 충전`된 배터리를 쓸 수 있을까. 이 고민을 사업으로 풀어낸 이들이 30대 중반의 최혁재, 최혁준 형제 창업자들이다.
최 씨 형제는 방전된 배터리를 완전 충전된 다른 배터리로 갈아 끼우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용자가 근처 배터리 교환 가맹점에 들러도 되고, 여의치 않으면 배달을 요청해도 된다. 남들이 쓰던 배터리가 자신의 것보다 헌 것이면 어떡하느냐는 불안은 철저한 검사로 대체했다. 일반 휴대폰 제조업체들 보다 꼼꼼한 검사를 통과한 A급 배터리만 취급한다.
마이쿤에 따르면 서비스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우선 이동통신사 대리점들이 가맹 문의를 많이 한다. 배터리를 바꾸러 온 손님들이 미래 휴대폰 교체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용자들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쉽게 배터리를 갈아 끼운다는데 편리함을 느낀다. 재방문 구매율이 25%가 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최혁준 마이쿤 부사장은 만땅 서비스를 연내 최소 200곳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정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A급 배터리를 교체해 쓸 수 있고, 새 배터리를 구매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세웃동'
무료한 오후, 별다른 생각 없이 클릭한 동영상 한편에 낄낄 거리며 즐거워 한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 `웃긴 동영상`을 전문 서비스하기 시작한 곳이 몬캐스트다.
몬캐스트는 페이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세웃동)'을 비롯, '여자들의 동영상' '남자들의 동영상' '세상에서 가장 소름돋는 라이브' 등 20개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는 세웃동. '좋아요'를 누른 회원만 155만명에 이른다. 20개 페이지를 모두 합치면 5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최근엔 카카오스토리, 라인 등 주요 SNS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카카오스토리의 세웃동 회원은 135만명인데 너, 그 영상 봤어?라는 입소문이 세웃동의 성장 동력이다. 이날부턴 라인에 세웃동 공식 계정이 생겼다. 라인과 몬캐스트 양쪽 모두에서 서로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 판단했다.
올해 1분기 안에는 회사 이름과 같은 자체 플랫폼 서비스 '몬캐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간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서비스했던 여러 콘텐츠를 몬캐스트라는 한 공간에서 모두 볼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재미난 영상을 찾는데 소질 있는 사람들은 이 곳에서 채널을 열 수 있다.
남혜진 몬캐스트 대표는 동영상을 구독하고자 하는 수요는 이미 확인을 했다며 동영상을 비롯해 어떤 것이든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런 콘텐츠를 다룰 수 있는 여러 시도가 몬캐스트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천국에서 '동네 빵'을 외치다…'헤이브레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동네 상권을 접수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몸에 좋은 재료를 쓰는 맛있는 동네 빵들을 전국 방방곡곡에 배달하겠다는 착한 서비스가 문을 열었다.
인공 첨가제가 들어 가지 않은 질 좋은 재료만 쓸 것, 경력이 긴 쉐프가 있거나 주변 동료들의 추천이 있을 것, 다른 빵집과 다른 개성 충만한 빵집일 것. 헤이브레드가 가맹점을 선정하는 기준이다.
2012년 가을 문을 연 헤이브레드는 아직 수도권 지역에만 배달을 하는데 매출 신장률도 큰 편이다. 재구매율이 높아 빵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유명해졌다.
이용자는 헤이브레드 홈페이지에서 먹고 싶은 빵을 골라 주문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예컨대 A 빵집의 식빵과 B 빵집의 베이글을 선택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주문이 들어가면 각 빵집은 식빵과 베이글을 굽는다. 만들어진 빵은 헤이브레드와 제휴한 신선식품 배달업체가 한꺼번에 모아 배송한다.
인터넷을 통한 일반 소비자 판매 외에도 기업이나 단체들이 배송 요청을 할 때도 많다. 주로 직원복지에 관심이 많은 IT 기업들이 헤이브레드를 이용한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SK플래닛, 티켓몬스터 등이 헤이브레드의 고객들이다.
포털 다음이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 '스토리볼'에선 헤이브레드 관련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전국 제일 동네 빵집'이란 연재물에서 빵 배달 이벤트를 열었고, 헤이브레드가 함께 했다. 당초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던 덕에 새로운 협업 콘텐츠도 고민 중이다.
이 회사 유민주 대표는 그간 서울 지역 10곳의 빵집과 제휴를 맺고 수도권으로 배송 서비스를 해왔는데 올해는 전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더 많은 이들이 맛있는 동네 빵을 접할 기회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유치원 스타 SNS '키즈노트'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 부모들에게는 그 어떤 SNS보다 '키즈노트'가 친숙할 수도 있겠다. 키즈노트는 지난 2012년 선보인 국내 첫 스마트 알림장이다. 유치원에서 보내는 가정통신문을 모바일로 전송하게 만든 것인데, 기관과 가정을 연결하는 똑똑한 시스템이다.
스마트알림장 자체가 아주 개성있는 아이디어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키즈노트의 경우 이같은 시도를 국내서 처음 했다는 의의가 있다. 국내 유치원, 어린이집은 총 5만여 곳으로 추산된다. 이 중 키즈노트와 제휴한 기관은 8천여 곳. 후발주자들과 20배 이상 규모의 차이가 난다.
키즈노트는 기본적으로 학부모와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지만 그 외의 부가 기능도 제공한다. 예컨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과 제휴해 각 회원사 원장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대화할 수 있는 별도 채널을 지원한다.
알림장 전송 같은 기본 모델은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키즈노트 측은 올 하반기부터 유치원에서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무료 서비스는 그대로 이용하되, 있으면 더 편리할만한 행정 기능 등을 유료로 선보인다는 것이다.
김준용 키즈노트 공동 대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현실에 맞게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연말까지 제휴 기관을 2만~3만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빠르게 성장하려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맞춤셔츠를…'스트라입스'
“쇼핑할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인터넷으로 기성복을 사자니 내 몸에는 안 맞고...”
인터넷 쇼핑의 간편함과 오프라인 맞춤제작을 결합한 서비스가 ‘스트라입스’이다. 스트라입스 사이트에서 셔츠를 주문하면 전문 교육을 받은 스타일리스트가 이용자를 직접 찾아간다. 가장 편한 시간, 장소에서 스타일리스트를 만나 신체 사이즈를 재고 상담을 받는다. 방문 서비스 비용은 무료다.
딱 한 번만 이렇게 스타일리스트를 만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맞춤 셔츠를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다. 자신의 신체 사이즈 정보를 스트라입스에 저장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라입스는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성장은 안정적이다. 지금까지 5천여명이 스트라입스의 방문 서비스를 받았다. 기업 사무실에서 방문 서비스를 신청한 사례도 200여건이 된다.
일이 바쁜 남성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도록 서비스를 편리하게 개선하고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 스트라입스의 올해 목표다. 맞춤셔츠 외에 바지, 정장, 코트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체형과 성향을 알고 있다는 것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 판단했다.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는 “개인화 된 서비스와 상품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맞춤셔츠만을 제공하고 있지만, 외모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한 다양한 영역으로 무궁무진한 확장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파이브락스' 모바일 빅데이터가 기회
파이브락스는 기업들에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판매한다. 모바일 게임에 특화했는데 사용자를 게임별 특성에 맞추어서 세밀하게 분석해 그 정보를 기업에 제공한다.
게임 회사들은 파이브락스가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그룹별 이용 행태를 분석해 게임 운영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게임 내 이용자들의 행동 변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나 마케터들이 때맞춰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파이브락스는 아블락컴퍼니 구성원들이 지난해 창업한 벤처다. 벤처업계에서는 스타라 불리는 노정석 CSO와, 카이스트 출신 이창수 대표가 함께 한다. 이들은 파이브락스를 통해 게임, 또는 앱 개발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을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성과도 있었다.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클로즈베타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의 주요 모바일 게임회사들이 파이브락스와 계약했다. 국내에서는 선데이토즈, 게임빌, 링크투모로우, 모모, 말랑스튜디오,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엔도어즈 등이, 일본에선 케일배, 포케라보, 구미, 뮤테이션 스튜디오, 마이넷 등이 파이브락스의 고객사다.
파이브락스 이미나 이사는 “현재 세계적으로 파이브락스와 같이 분석과 운영을 한 서비스 내에서 제공하는 사례는 파이브락스가 유일하다”며 “미국 및 유럽의 모바일 광고, 분석 회사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 북미 및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오타 수정 ‘큐키’
스마트폰에서 오타를 고치다 짜증을 낸 경험, 누구나 있을 수 있다. 화면이 작아 오타가 자주 나는데 그럴 때마다 제 위치에 커서를 움직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문장을 다 지우고 새로 쓰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큐키의 강점은 여기에 있다. 문장을 다 썼는데 오타가 생겼다, 그러면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한 번 쓱 쓸어내리고 그 뒤에 바꾸고 싶은 단어만 입력하면 된다. 휴대폰이 알아서 틀린 글자를 찾아 새로 입력한 단어로 바꿔주기 때문에 커서를 움직이거나 문장을 지울 필요가 없다.
휴대폰에서 기본 제공되는 자동문자 입력보다도 낫다. 자동문자 입력의 경우 사전에 등재된 단어만 대상으로 하므로 사용에 한계가 있어서다. 예컨대 큐키 서비스의 경우 ‘안녕’이라 글자를 쓰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내린 후 ‘뇽’이란 글자를 입력하면 문장이 ‘안뇽’으로 바뀐다.
조상희 큐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오타는 사전에 없는 단어가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입력어 모두를 가리킨다고 봤다”라며 “스마트폰이란 컴퓨터가 이용자가 고치고 싶어하는 부분을 파악해 이를 간단한 명령으로 고칠 수 있게 큐키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큐키는 아직 일반 이용자들에 판매되지 않는다. 이보다는 휴대폰 제조업체, 또는 자동완성·자동수정 키보드 솔루션 업체가 큐키와 손잡고 해당 솔루션을 선보일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큐키 역시 기업과 함께 손잡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다국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조 CTO는 “상반기 내로 중국어, 일본어, 이탈리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연내 다른 업체들과 손잡고 대외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너말고 니친구' 울트라캡숑
울트라캡숑엔 다소 괴짜들이 모였다. 포털 사이트에 '울트라캡숑'을 검색해 구성원 소개 글만 봐도 이들의 독특함을 눈치챌 수 있다. 최근 주력으로 하는 앱은 '너말고 니친구'다. 당초 일반인 이상형 월드컵 앱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셀카 공유 앱으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너말고 니친구는 특히 고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권도혁 울트라캡숑 대표는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20%가 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라며 200만명 중에 40명이 쓰는 것인데 다섯명 중 한 명이 너말고니친구에 가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상형 월드컵으로 처음 콘셉트를 잡다 보니, 서로 잘 나온 사진을 올리려 경쟁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셀카에 자신 있는 고등학생들이 너말고 니친구를 애용한다는 설명이다. 이 단순하면서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앱이 고등학생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로 인식됐다.
사용자가 많아지고 게임 횟수도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레 이상형들에 대한 데이터도 쌓였다. 지금까지 3억3천만번의 게임이 일어났는데 이를 분석해보면 개별 이용자들이 어떤 외모의 이성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자주 게임에 임할수록 더 이상형에 맞는 상대편을 추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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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에서도 너말고 니친구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다운로드 수가 15만건을 넘었다. 역시 10대가 주로 사용한다. 소셜 앱 중에선 타이완에서 5위권에 드는 등 꽤 많은 이용자 층을 확보했다.
권 대표는 타이완 출시 이후에 반응이 좋아서 일본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진출을 하려고 앱을 번역 작업 중에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