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재들이 좁은 취업 시장을 벗어나 창업이라는 망망대해로 뛰어드는 모습이 점차 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 기업 중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젊은 기업, 그린몬스터의 하지수㉜ 대표를 만났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맛집을 발견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겨두고 싶을 때. 인생의 순간 순간을 기록해두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플라바(www.takeflava.com)'로 80만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하대표는 창업에 대한 꿈을 갖고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년 6개월 간 투자심사역으로 일한 시간은 그가 2011년 그린몬스터를 세우는 과정에서 시행 착오를 상당 부분 줄여줬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듯 소위 '멋진 아이템'이 있어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모바일 시장이 크게 뜨긴 뜰 것 같은데, 5년 후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습니다. 아이템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팀입니다. 무작정 디자이너, 개발자들에게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하대표의 출발 방식은 현재 그린몬스터가 있게 한 토양이 됐다. 하대표는 그 때 만난 두 분은 지금도 그린몬스터의 모든 개발과 디자인을 각각 책임지는 프로 중의 프로라며 모바일 시장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에 기꺼이 함께 시작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대표가 플라바를 선보인 것은 자기 이야기가 최고의 콘텐츠라 믿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SNS가 등장하고 소통의 경계가 사라졌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이야기가 소중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대표는 일반적인 SNS가 기억을 돕는 서비스라면 플라바는 일상의 추억을 돕는 서비스라며 인생을 기록한다는 콘셉트로 플라바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플라바는 크롬 웹스토어, iOS, 안드로이드, PC 각각의 플랫폼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감성적인 아이콘을 활용한 인터페이스로 직관성과 사용성을 동시에 높였고, 간단한 클릭 몇 번이면 그 날의 감성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 대만, 일본, 미국 등 해외 회원이 80%에 달하고, 11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하대표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막연한 꿈일지 모르지만 그린몬스터를 통해 얻는 것들을 함께 나누고 굶주림 없는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비전을 갖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대표와의 1문1답>
▲ 얼마 전 인도 진출로 화제가 됐다.
언론 덕분에 강제로 진출했다(웃음). 전 세계적으로 플라바가 서비스되고 있는데 인도에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상위 랭크에 플라바가 올라간 적이 있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다양한 국가에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수준이다. 진지하게 인도 시장을 겨냥해야겠다고 직원들과 농담처럼 주고받기도 했다.
▲ 유저들은 ‘일기장’이라고 인식하기 쉬워 보인다.
대부분 그렇게 말한다. ‘라이프 로그(인생 기록지)’를 지향하는데 유저들이 일기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처음엔 썩 좋지 않았다. 요즘 누가 일기를 쓰나. 그러나 삶을 데이터화하고 추억을 정리하는 과정을 유저가 일기장이라고 인식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기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플라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개념의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청년 기업인의 하나가 됐는데.
많이 조심스럽고, 부담스럽다. 그린몬스터는 아직도 스타트업 기업이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드려야 할 것이 훨씬 많은데 벌써 성공한 것처럼 포장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다만 그린몬스터의 정신과 플라바의 감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공감해 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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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과제는?
플라바가 전 세계인을 겨냥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상당히 큰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늘어나는 사용자들을 위해 카페24(www.cafe24.com) 서버 증설을 비롯한 지속적인 시스템 안정성 추구,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한 기능의 빠른 추가가 항상 과제다. 더불어 플라바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은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