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구글TV 기반 스마트TV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지만 정작 제품을 알리기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스마트TV 전략에서 흥행이 신통치 않은 구글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9일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내놨던 구글TV 제품을 지난달 국내에도 출시했다면서도 전면적인 시판이 아니라서 어느 매장에 진열돼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7월초 국립전파연구원에 구글TV 세트 42인치 1종, 47인치 2종, 55인치 2종, 5가지에 대한 전파인증을 마쳤다. 이 5가지 제품은 앞서 미국에서 선보인 모델들이라 곧 국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도 당초 구글TV 제품의 국내 출시 시점을 지난 7월로 알렸다가, 다시 8월로 한 차례 더 미뤘다. 국내 제품 생산지인 경북 구미 공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계 휴가를 실시 중이었기 때문에 늦어지는 생산 일정에 맞춰 출시 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출시는 했는데…'즐길 게 없다'
이후 LG전자는 실제로 지난달 구글TV를 탑재한 스마트TV 모델을 국내서 출시했다. 하지만 이를 따로 알리지 않고 조용히 넘겼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한 '국제가전박람회(IFA)2013'에도 해당 제품을 전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는 이마저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회사가 모처럼 출시한 구글TV 기반 제품을 적극 알리고 나서지 않는 까닭은 해당 모델이 앞서 미국서 시판하던 것과 동일 하드웨어(HW)라는 점도 있지만, 나아가서는 지지부진한 콘텐츠 수급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구글플레이 마켓에 '푹'이나 '티빙' 또는 '즐감'과 '구글무비플레이'같은 스트리밍 및 주문형비디오(VOD) 앱이 올라가 있고 구글이 네이티브개발도구(NDK)로 모바일과 TV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동시 개발을 장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서 구글TV로 차별화된 즐길 거리가 충분히 없다는 평가다.
LG전자도 직접 자사 구글TV 기반 모델에 2D 게임을 3D 콘텐츠로 변환해 즐길 수 있는 '3D게임체인저'를 탑재했고 구글TV에서 게임을 즐길 때 스마트폰을 조작 도구로 쓰는 앱도 내놓는 노력을 보였지만 게임을 제외한 영화나 TV 드라마 등 스트리밍 방식의 스마트TV용 고급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못 벗고 있다.
■구글TV-스마트TV얼라이언스 '줄타기'
구글TV 한국어 사이트에 따르면 국내판 추천 앱은 트위터, 배달지도, 가라오케, 교육용 도서 등에 불과하다. 수십가지 스트리밍 서비스 앱이 즐비한 미국판 구글TV나, LG계열사 LG유플러스가 구글과 손잡고 만든 셋톱박스기반 '유플러스TV G'를 통해 자체 제공하는 유료 채널 콘텐츠 비하면 영 초라하게 비친다.
달리 보면 LG전자는 스마트TV 전략에서 구글TV보다 '스마트TV얼라이언스'라는 제조, SW와 HW, 콘텐츠 연합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5일 스마트TV얼라이언스의 이름으로 새 개발자지원프로그램과 SW개발도구(SDK) 2.5버전을 내놨다. SDK 2.5는 구글 플랫폼에 의존치 않고 안드로이드NDK처럼 모바일과 스마트TV를 아우르는 앱 개발을 돕는 기술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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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합의 회원사로 LG전자, 도시바, TP비전, 파나소닉 등 TV제조사와 IBM, 오비고, 퀄컴, 오페라소프트웨어, 리얼텍 등 HW 및 SW솔루션 파트너, 워너브라더스같은 콘텐츠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협력은 미지수지만, LG전자가 TV사업을 위해 구글과 적극적으로 동맹관계를 다질 이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구글TV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미국서 해당 OS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 구글과의 관계 지속과 강화를 추구한다는 점, 2가지라며 전체 스마트TV 사업 측면에선 아무래도 물량 비중이 큰 자체 플랫폼(넷캐스트)을 활용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 듯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