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계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미디어텍이 지난달 ‘진정한 옥타코어’라며 자사 제품 띄우기에 나서자 이에 퀄컴이 ‘8개 코어가 4개 코어보다 꼭 낫다고 할 수는 없다’며 반격에 나섰다. 마치 최근 벌어진 한국 힙합계의 ‘디스전’을 보는 듯한 양상이다.
1일 IT 전문매체 기가옴 등 외신들은 퀄컴이 최근 공개한 한 동영상을 소개했다. 동영상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해 설명하면 ‘퀄컴의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경쟁사의 옥타코어 프로세서 성능보다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퀄컴은 자사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각 코어가 최신 제품으로 빠른 성능을 제공하는 반면, 경쟁사의 옥타코어는 숫자만 많을 뿐 오래 된 코어들로 구성돼 결국 전체적인 성능은 자사의 쿼드코어가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한 근거로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상위 20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대상으로 실시한 벤치마킹 결과를 짧게 제시하며 자사 쿼드코어의 우수성을 설명하고자 했다. 실제로 퀄컴은 처음 개발한 AP인 싱글코어 프로세서보다 170% 이상 개선된 성능을 최근 출시작인 스냅드래곤800을 통해 구현하는 등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이뤄왔다는 것이 기가옴의 설명이다.
여기서 언급된 ‘경쟁사’는 바로 미디어텍이라는 것이 업계와 외신들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미디어텍은 지난달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8개의 코어가 동시에 작동되는 진정한 의미의 첫 옥타코어 프로세서(True Octa-core Processor)를 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7월 25일자 미디어텍, 퀄컴 맞먹는 옥타코어AP 출시 기사 참조)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미디어텍 제품 외에도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옥타5 시리즈가 있지만, 엑시노스 옥타5는 8개 코어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퀄컴이 동영상을 통해 지목한 문제의 경쟁사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미디어텍의 ‘옥타코어 우위론’에 대해 퀄컴이 반격에 나서면서 힙합계의 디스전처럼 상호간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는 것.
퀄컴은 꾸준히 현재의 옥타코어 프로세서 제품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7월말에는 어낸드 찬드라셰커 퀄컴 마케팅 책임자(수석부사장)가 타이완 언론과의 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면서 “8코어칩은 바보짓이며, 우리는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미디어텍의 도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아왔다.
퀄컴은 동영상 말미에 “퀄컴 스냅드래곤은 더 나은 코어를 만들어나간다(Qualcomm Snapdragon builds better cores)”며 자신들의 우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미디어텍의 반응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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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디어텍의 옥타코어 신제품 MT6592가 퀄컴 스냅드래곤800과 맞먹는 성능을 낸다는 벤치마크 결과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 IT전문 블로그 등에 공개된 안투투(Antutu) 벤치마크 실험 결과 미디어텍 제품이 2만9천600점을 얻어 스냅드래곤800이 얻은 3만133점~3만2천173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