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페이스북, 국내 진출 '진땀'

일반입력 :2010/12/14 15:46    수정: 2010/12/14 17:17

정윤희 기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국내 서비스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법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외산 서비스의 국내법 적용으로 논란이 된 것은 유튜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해외 인터넷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더욱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방통위, 정보보호 개선 권고…페이스북은 거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이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상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30일 이내 관련 자료의 제출과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난색을 표했다. 일차적으로 “사용자는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간접적 거부 대답을 내놨다. 이후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방통위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정책을 포괄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은 페이스북의 중요 책무 중 하나”라며 “이를 기반으로 방통위와 대화를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엘리슨 로젠틀 페이스북 통신사 총괄책임도 “페이스북은 각 국가의 정책과 규제를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페이스북은 본질적인 실명확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본인확인제 거부, 불편은 이용자 몫  

이와 비슷한 예가 유튜브의 제한적 본인확인제 거부다. 유튜브는 지난해 4월 국내법의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거부하며 게시판에 동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기능을 자발적으로 중단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게시판에 이용자가 글을 올리려면 서비스 사업자가 실시하는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10만명 이상인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 사이트 등이다.

결국 이용자만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유튜브 이용자는 동영상을 업로드하려면 위치를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설정한 후 올려야했다. 결국 방통위는 유튜브는 구글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제한적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다만, 지난 7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방통위측 노수철 변호사가 “유튜브의 경우 내년 3월에 본인확인제 규제대상 포함인지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해 불씨를 남겼다.

■국내법 적용, 어디까지?  

최근 국내 가입자수가 200만명을 넘는 등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무서운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 기업의 국내법 적용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외에 법인, 서버 등을 두고 서비스를 진행 중인 기업들에 대한 국내법 적용 여부는 업계와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글로벌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과 국내 기업이 역차별 받고 있다는 논리가 팽팽하다. 

페이스북 역시 한국법인을 설립하면 제한적 본인확인제 대상이 되는 만큼, 개인정보보호 논란 외에도 암초가 쌓였다. 유튜브처럼 국내법 적용을 피해 한국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페이스북은 현재 유한회사 형태의 페이스북코리아 등기를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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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통위에서는 지난 9월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국내외 SNS를 아우르는 ‘SNS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해당 SNS 가이드라인에는 사용자와 이용자가 지켜야할 개인정보보호 수칙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며 의견 수렴을 위한 수칙 발표를 다음 주 정도에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