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의 재송신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첫 3자대면은 입장만 확인한 채 끝났다.
28일 방통위는 MBC와 케이블TV 방송사 관계자가 만나 지상파방송 재송신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 정연배 MBC 기조실장이 참석했다.
첫번째 중재 테이블은 각자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지상파 방송사 측은 케이블TV업계가 재송신 계약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케이블TV 측은 대가지불을 전제로 한 협상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밝히고, 형사고소 취하를 요구했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에 형사고소 취하 검토를, 케이블TV에는 송출중단 계획 철회를 요청했다.
케이블TV업계는 27일 지상파 방송 재송신 중단을 위한 실무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10월1일 전 SO가 지상파 방송의 광고송출을 중단하고, 방통위에 지상파 채널번호를 삭제한 이용약관을 제출하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현재 전향적으로 형사고소 취하도 검토중”이라면서도 “다만 강경 일색인 케이블TV측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대화의 자리를 처음 가졌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대가 지불 불가란 기본 전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의 갈등 상황은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상황을 보는 관점자체가 다르다. 누군가 기존 입장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한 해결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케이블TV업계는 유료방송의 지상파 방송 재송신과 관련한 제도개선을 통해 문제해결 실마리를 찾고 있다. 힘의 대결이라는 정치적 관점이 강하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는 재송신 갈등을 사업적 문제로 본다. 콘텐츠의 적정 가격을 인정받고, 사업자간 계약관계를 정립하겠다는 비즈니스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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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방송업계 관계자는 “보편 서비스인 지상파가 비즈니스를, 유료방송사업자가 보편 서비스를 주장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라며 “방송이란 큰 틀에서 보면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갈등으로만 치달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10월1일 이전에 한번 더 3자 대화의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