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의 승리?' 구글, 스마트폰 온라인 판매 중단

일반입력 :2010/05/15 07:14    수정: 2010/05/16 15:56

황치규 기자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들에게 직접 휴대폰을 팔겠다던 구글의 야심만만한 전략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이통사들이 쌓아놓은 현실 장벽은 천하의 구글에게도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에 올린 공지를 통해 올초 출시한 독자 브랜드 스마트폰 '넥서스원'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고, 앞으로는 파트너들의 유통망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을 통한 휴대폰 유통을 강조한지 5개월만에 다시 옛날로 돌아간 셈이다.

구글은 많은 사용자들이 휴대폰을 사기전에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온라인 판매는 얼리어답터를 위한 틈새 시장에 그쳤다는 것이다.

구글은 1월 넥서스원 발표 당시, 온라인 스토어(www.google.com/phone)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휴대폰 통신업체에 상관없이 SIM 카드만 바꾸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걸었다. 때문에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중심으로 구성된 휴대폰 유통 시장을 재편할 변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넥서스원 판매가 저조했을 뿐더러 고객 서비스도 원활하지 않았다. 구글은 넥서스원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실망스러운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구글의 넥서스원 전략은 지난달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지난달말  WSJ 등 외신들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넥서스원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스프린트 넥스텔도 버라이즌과 같은 입장이다. 영국 보다폰의 경우 서비스 약점을 맺는 고객들에게 넥서스원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시작부터 이통사에 의존하는 전략이었다.

구글이 디자인하고 대만 HTC가 생산한 넥서스원은 약정없이 529달러에 판매된다. T모바일 USA와 2년 약정을 맺으면 17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T모바일 USA는 미국에서 넥서스원을 제공하는 유일한 이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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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온라인을 통한 넥서스원 판매가 기대에 못미쳤지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생태계에 대해서는 대단히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시장에서 팔린 스마트폰 가운데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은 28%를 점유, 애플 아이폰을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