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할까?

일반입력 :2009/11/22 15:20    수정: 2009/11/22 15:55

김효정 이도원 기자 기자

KT가 오는 28일부터 아이폰을 출시한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 역시 맞대응 차원에서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출시 백지화 관측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는 KT가 아이폰을 단독 출시하는 것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향후 삼성전자의 옴니아2와 안드로이드폰을 앞세워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아이폰 출시를 전후해 국내 이통3사가 가입자 유치와 방어를 위해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KT는 아이폰 구입시 상당한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최신 모델인 아이폰3GS 16GB를 구입할 경우, 월9만5천원 요금으로 2년 약정 가입시 단말기 값이 무료이다. 또 4만5천원 요금제로 가입해도 단말기 값은 26만4천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옴니아2의 피할 수 없는 경쟁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여 누가 승자가 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옴니아2 vs 아이폰' 치열한 경쟁 예고

KT가 단독으로 아이폰을 출시해 판매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이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옴니아2를 아이폰 대항마로 내세워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SK텔레콤은 국내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폰 출시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애플 측의 고자세와 보조금 규모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년여 동안 애플과 마라톤 협상을 벌여온 KT도 천신만고 끝에 출시를 발표했기에, 뒤늦게 협상 테이블에 앉은 SK텔레콤이 애플과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조와 내년 상반기 안드로이드폰 출시로 아이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KT는 아이폰 판매 보조금으로 1대당 평균 40만~45만원 정도를 지급하게 된다. 양사가 단말기 보조금에 대해 어떤 계약을 체결했는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애플의 글로벌 전략을 돌아 봤을 때 한국 시장에서만 예외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고가의 휴대폰를 판매할 때 이통사뿐 아니라 제조사도 보조금에 대한 부담을 비슷한 수준으로 분담하는 것과는 달리, 보조금 부문에서는, 일괄적인 판매가를 유지하려는 애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에는 애플이 3분기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에서 노키아를 크게 앞지른 요인 중 하나로 영리한 판매 전략을 꼽았다. 씨넷은 소비자는 '아이폰 3GS' 16GB 모델을 불과 199달러에 구입하지만, 이를 판매하는 통신사는 애플에게 소비자를 대신해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애플의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이폰에 있어 KT에 한 발 뒤진 SK텔레콤이 무리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아이폰 출시를 서두를 일이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만약 SK텔레콤이 아이폰 출시를 포기한다면, 신규 가입자 유치와 기존 가입자 방어를 위해 보조금 전략 일부를 수정할 수도 있다는 것도 설득력을 가진다. 업계에서는 그 연장선으로 옴니아2와 관련한 보조금 정책도 변경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온 상태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 정책을 바꿀 계획은 전혀 없다. 아이폰 같은 단말기가 출시되면 이통사 뿐 아니라 휴대폰 제조사도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라며 아직 아이폰 출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여전히 애플과 아이폰 출시를 두고 협의 중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와도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소비자의 구매력을 끌어 당길 수 있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될 경우, 국내 제조사들 역시 아이폰과 판매가를 맞추기 위해 보조금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아이폰을 포기할 경우 국내 제조사들이 그에 응당한 혜택을 SK텔레콤에게 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옴니아2 보조금 정책 변경에 대해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이 보조금 정책과 관련해서 제조사 측 의견을 들어보라고 떠넘긴 것처럼, 제조사 역시 이통사로 공을 넘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조금 정책 변경 내용은 아직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관련 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는지도 현재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내용은 해당 이통사에서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보조금 전쟁 전망, 소비자는 오히려 ‘기대’

반면 이번에 KT가 공식 발표한 대로 아이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옴니아2의 보조금 정책 강화 소문은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KT와 SK텔레콤이 스마트폰 부문에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일 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한 보조금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고가의 스마트폰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은 이통사와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의 보조금 규모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제품 판매가 하락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아이폰 출시 이후 각 이통사가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일 수록 일반 휴대폰 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팽배해지고 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A씨㉜는 옴니아2를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 보조금 정책이 변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일단 구입을 미뤘다며 아이폰 출시 이후 판매가와 보조금 규모 등을 보고 제품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옴니아2를 구입합 B씨㉚는 아이폰 출시까지 기다리지 않고 구입한 것이 다소 후회된다며 옴니아2의 디자인과 성능에 만족하지만, 아이팟 터치를 사용해 봤기 때문에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KT가 발표한 구입 조건이 좋아서 성급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보조금 규모보다 제품 장단점으로 선택해야

그러나 막상 이러한 스마트폰 보조금 지원 정책에 대해서 제품을 판매하는 현장에서는 어떠한 지침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지침도 받지 못했으며, 보조금 지원 정책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는 12월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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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아이폰과 옴니아2 중 어떤 제품을 추천하느냐는 질문에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상황을 봐야겠지만 내장 배터리 방식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지 않겠느냐며 아이폰을 추천하더라도 통화량이 많은 소비자는 아이폰 구매를 망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많기 때문에 사업자들도 시장 전략을 섣불리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이폰과 옴니아 모두 경쟁력 있는 제품인 만큼 보조금 규모 보다 기능을 보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사업자들의 보다 구체적인 전략은 아이폰 출시 이후에나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효정 이도원 기자 기자hjkim@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