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밝힌 아이폰3GS 출시 예정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면서, 기대감을 갖고 있던 사용자들 사이에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아이폰 출시 여부에 대한 가능성을 점쳐보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애플은 오는 19일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8개국 발매를 시작으로 총 80개국에 신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이폰을 기다리는 국내 소비자들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단 하나는 8일 WWDC 기조연설을 한 필 쉴러 마케팅담당 수석부사장이 올 여름 몇개국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한 부분. 특히 아이폰3GS이 히브리어, 아라비아어, 태국어와 함께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고 밝혀지면서 국내에도 곧 아이폰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올 여름 몇개국 추가될 것
국내 일부 블로거들은 WWDC 직전 몇몇의 구체적인 정황들을 제시하며, 아이폰이 7~8월께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WWDC의 뚜껑이 열린 후 통신업계 관계자들과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이번에도 역시 국내에 아이폰이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애플 측과 심도깊은 협상을 진행중인 것을 알려졌던 KT 측에서도 여전히 아이폰 발매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도 없고, 확인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협상이야 지난해부터 계속해왔던 것이고, 변한게 없다면서 해당 사업부서 얘기를 들어봐도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관례상 통신사와 제조사 간 단말기 공급 협상은 매우 비밀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이폰 출시 가능성에 대해 정황상 드러난 사실을 두고 예측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경우 3G 가입자 확보를 둘러싼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하다. 결합상품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아이폰'을 매개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좋은 무기를 얻게 되는 셈이다.
특히 최근 KTF와 합병을 완료한 KT의 경우 3G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KT가 단말기 라인업에 아이폰을 추가하고 미국 AT&T처럼 약정을 기반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판매한다면, 고객 유인효과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 기존 BM 포기하면서까지 굳이…
문제는 아이폰의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전통적으로 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쉽게 말해 제조사들은 단말기만 공급할 뿐, 그외에 무선데이터 등 서비스 부분은 이통사들 뜻대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이용자들은 이통사들이 선택한 콘텐츠를 한정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이폰의 경우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마켓과 연동해 사용성을 무한 확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료가 비싼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과는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모델인 셈이다.
아이폰을 들여오기 위해서는 이통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비즈니스 모델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애플 쪽에서 보조금이나 요금제 등 까다롭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고 기존 사업 일부를 정리하라는 요구까지 한다는 소문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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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세계적인 단말기 제조사를 보유한 상황에서 굳이 아이폰을 들여와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협상 자체가 지지부진하다면서 이번 건은 아이폰을 들여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애플 쪽에서 워낙 요구하는 부분이 많아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