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있어 이해당사자(Stakeholder)는 일반적으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는 기업 내외부의 ‘사람’ 또는 ‘조직’을 지칭한다.
‘기업 내부’에는 오너, 경영진 및 일반 직원, ‘기업 외부’에는 고객, 정부기관, 협력회사, 채권금융기관, 투자자, 지역주민을 기업의 이해당사자로 볼 수가 있다. 이를 ‘IT’에 적용한다면, ‘IT’의 이해당사자’는 ‘IT 활동’에 영향을 받는 IT 내외부의 ‘사람’ 또는 ‘조직’을 의미한다.
‘IT 내부’의 ‘CIO 및 IT담당자’와 ‘IT외부’의 ‘사용자, 사용자의 고객 또는 이해당사자, 정부기관, IT협력회사’ 등이 IT 이해당사자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IT조직들은 IT 이해당사자의 존재를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IT조직들을 관찰해본 경험에 의하면, IT조직들 중 일부는 IT 이해당사자를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을 뿐, 그 내부의 역학관계나, IT운영과 관련되어 이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궁금해하는 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T의 이해당사자 중 IT조직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그 이해관계를 살펴보자.
■사용자 ‘내부’의 이해 관계
IT를 사용하는 사용자 ‘내부’에도 IT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사용자 내부에는 IT를 ‘관리 또는 조정하는 부서’(국내에는 정보전략, 정보기획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여기서는 ‘IT관리부서’라고 하자.)와 IT를 사용해서 비즈니스 업무를 수행하는 ‘순수 사용자’들이 존재한다.
IT관리부서가 IT조직 내에 속해있는 경우도 있으나, 순수 사용자들의 입장을 더 잘 대변하고 IT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자 측에 IT관리 기능을 두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어쨌든 IT관리부서는 IT 또는 IT조직을 ‘관리’ ‘통제’함으로써 자신의 성과를 달성하는 반면에, 순수사용자들은 업무에 IT를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사용자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된다.
IT관리부서가 순수사용자의 업무에 혜택을 주는 더 나은 IT를 지향하기보다는, IT비용 절감에 더 큰 ‘관리 목적’을 두는 경우, 순수사용자들의 IT요구는 제한되게 된다. 순수 사용자들의 요구가 IT관리부서의 관리 의도에 의해 잘 전달이 되지 않거나, 무시되는 경우, 순수 사용자들은 엉뚱하게도 ‘IT조직’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순수 사용자’, ‘IT관리부서’ 및 ‘IT조직’의 삼각구도에서 IT조직이 어떻게 ‘영리’하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칭찬과 비난이 엇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IT조직은 이러한 사용자 조직 내부의 이해 관계 또는 역학관계를 예상하고 대응해야 한다.
간혹 IT관리부서의 통제 권한에 눌린 나머지, 순수 사용자들의 ‘이해 관계’보다는 IT관리부서의 ‘이해 관계’에만 집중하는 IT조직을 만나게 된다.
IT관리부서와 IT조직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가 IT를 통해 순수사용자들을 돕는 것(즉,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IT조직은 순수 사용자의 이해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IT관리부서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IT 운영에 얽힌 이해관계
이번에는 IT조직 내부의 운영프로세스를 둘러싼 이해관계를 살펴보자.
IT조직 내부에는 사용자들에게 IT를 ‘제공’하기 위한 여러 가지의 운영프로세스가 존재하지만 그 중 가장 민감한 프로세스가 ‘변경’과 ‘장애’다. 변경과 장애를 다루는 IT조직들은, 변경과 장애에 ‘영향’을 받는 이해당사자가 누구인지, 또 그들이 변경과 장애에 대해 어떤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를 잘 알고 있을까?
변경과 장애와 관련된 ‘작업’에만 신경 쓰느라, 이해당사자에 대한 관심은 다른 누군가의 몫으로만 막연히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변경과 장애와 관련하여 IT조직에게 적극적으로 문의, 요청,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만 잘 다루면 된다고 순진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의문부호를 반복해서 쓰는 이유는 그런 IT조직이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해관계
변경과 장애 프로세스 중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해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변경은 어떤 의도에 의해 IT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IT의 변경은 변경되기 이전과는 달리 ‘새로운’ 이해관계를 발생시킨다. 변경을 둘러싼 이해 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변경을 최초로 발생시킨 사람이 누구인지, 또 결과적으로 변경의 혜택이나 영향을 누가 받게 되는지의 인과 관계를 살펴보면 된다.
발생시킨 사람을 기준으로 변경을 분류한다면, 기능 개선을 위해 ‘사용자’에 의해 제기된 ‘변경’과, 발생한 장애를 해결하거나 IT개선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IT어플리케이션 담당자 또는 인프라 담당자’에 의해 발생한 ‘변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변경의 혜택이나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을 기준으로 분류한다면, ‘발생시킨 사람’에게만 혜택이나 영향을 주는 ‘변경’과, 발생시킨 사람을 포함하거나 또는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혜택이나 영향을 주는 ‘변경’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하는 변경은 ‘발생시킨 사람’과 ‘혜택이나 영향을 받는 사람’이 ‘다른’ 경우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부서의 김모 대리가 CRM 어플리케이션의 기능개선을 요구했고, 이것이 IT조직에서 받아들여져 변경이 완료되었다고 한다면, 김모 대리가 변경을 발생시킨 사람이지만, 이에 대해 혜택이나 영향을 받는 사람은 김모 대리를 포함하여, 마케팅부서원, 콜 센터 직원 및 영업팀원 등 다양한 CRM사용자들이다.
김모 대리의 기능 개선 요구로 특정 메뉴의 화면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면, 김 모 대리를 제외한 사용자들은 변경이 완료된 초기에 해당 메뉴를 찾느라 업무에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조그마한 변경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사전에 ‘통지’ 받지 못한 변경을 경험한 사용자들은 IT에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변경을 다루는 IT조직은 일반적으로 변경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변경 영향 검토 활동’을 수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IT조직의 변경 영향 검토 결과를 살펴보면, 변경에 혜택을 받거나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가 식별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들 IT조직은 변경의 영향을 받는 이해당사자에게 미리 변경의 내용을 알리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하게 된다. 자원이나 능력에 비해, 너무 많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을 운영하고 있는 IT조직들에게 특히 이러한 이해당사자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들 IT조직들은 개별 어플리케이션 단위 별로 평상 시의 이해당사자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연하게도 변경 시에 추가로 발생하는 이해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파악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해당사자를 ‘이해’하기 위해 IT가 고민해야 하는 것들
IT조직이 이해당사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내부의 역학관계도 이해해야 할뿐더러 IT운영을 둘러싼 다양한 사용자 층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 특히, 변경에 있어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실질적으로 찾아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변경의 전후에 걸쳐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사전에 예측해내는 활동을 IT조직내의 누군가가 정형화된 활동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 업무특성’이나 ‘장애’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도 존재하지만, 이 부분은 추후 다루어 보겠다. IT가 ‘서비스’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 특히 사용자의 이해관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IT가 ‘전략’적인 측면과 ‘운영’적인 측면에서 대화해야 할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