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3]세계로 향하는 '한국 게임'…①한국게임 아시아시장 평정, 이제 세계로

일반입력 :2009/05/21 19:34    수정: 2009/05/25 14:46

2년 전 광풍을 몰고 왔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태로 우리 사회에는 ‘게임=도박’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뿌리 깊다. '바다이야기'와 전혀 관련없는 국내 게임사들은 한 때 도매금으로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상황은 급반전됐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은 비약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게임 강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의 45%, 세계시장 점유율 36%를 차지할 정도다. 수출규모도 지난해 1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1억7,000만달러였던 것에 비해 5년 만에 무려 1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새로운 활력소로도 재조명받고 있다. 나아가 미래 국가 성장동력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세계 정상급 기술력과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한해 100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게임을 쏟아내고 있다. 요즘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게임, 아시아의 대표 콘텐츠 아이콘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은 최근 몇년간 해외진출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새로운 한류바람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도 IT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00년초 국내 게임사들이 발을 내디딘 중국 시장은 이미 ‘한국 게임이 최고’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중국 진출 10년이 지난 지금, 게임순위 1~3위는 우리나라 게임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중인 중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게임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등에 업은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이 일본 비디오게임사 닌텐도를 수년 내 따라잡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은 ‘미르의전설2’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미르의전설2는 게임랭크 상위권에 위치하면서 위메이드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도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대표작을 자처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이 중국만 평정한 것은 아니다. 태국, 필리핀, 베트남등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우리나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신흥 게임시장 중 하나인 태국은 연간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 온라인게임은 태국에서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CJ인터넷의 '서든어택'은 지난해 태국에 진출하여 벌써 회원 수 200만 명을 확보했다. 태국의 유일한 상장 게임업체 아시아소프트와는 온라인 패션게임 '바닐라캣'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비디오게임(콘솔) 강국인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의 바람은 거세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돌풍은 한국 게임이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1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은 이미 우리나라 게임이 평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시장 평정, 이제는 세계로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은 비디오게임 중심 국가와 신흥 시장 진출에도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비디오게임이 강세인 북미와 유럽에서는 엔씨소프트, 넥슨 등이 포진 중이다. 이들 지역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비디오게임 시장에 비해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앞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돼 국내 게임사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러시아, 인도, 이집트, 터키 등의 신흥 국가에도 진출을 가속화해 시장 선점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한편 '대한민국 브랜드화'에 기여하고 있다.

중화권을 댄스게임 열풍에 몰아넣었던 예당온라인은 남미 20개국에 국산 온라인 게임 2종을 수출했다. 댄스게임 ‘오디션’과 비행슈팅RPG ‘에이스온라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예당온라인의 '프리스톤테일'은 중국은 물론 남미, 브라질, 베트남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후속작인 '프리스톤테일2'는 북미를 비롯해 총 36개국에서 선보였다.

조이맥스의 '실크로드 온라인'은 차별화된 글로벌직접서비스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직접서비스은 국내에 서버를 두고, 게임플레이를 원하는 사용자가 해외에서 접속하는 방식. 조이맥스는 이 서비스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한지 3년만에 전세계 180여 개국에 2,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

미국 월트디즈니는 세계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다. 최근 월트디즈니인터내셔널의 앤디 버드 사장은 자사를 방문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거론하며 게임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당연히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이 전세계부터 주목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다.

■한국 게임,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신흥 온라인 국가들의 도전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게임 상당수가 현지 게임에 밀리고 있다. 수출하는 게임이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게임 개발사 순위 100등 안에 우리나라 게임사는 단 두 곳뿐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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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종주국으로 자랑하는 온라인 게임은 세계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9%에 지나지 않는다. 게임사들은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고, 실력있는 협력업체와 뛰어난 개발자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정부 역시 게임사들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 게임업계는 지각변동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게임간의 ‘플랫폼’ 경계가 무너질 것이 확실하다. 또 유력 게임사간 합종연횡도 기속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에 제대로 적응한다면 세계가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게임 강국'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