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구글! 구글! 구글! 구글!”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금융위기’와 검색황제 ‘구글’ 중 무엇이 더 고민거리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특유의 화끈한 어법으로 ‘구글’이란 단어를 연속해서 외쳤다.
이달 8일(현지시간) 발머는 씨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검색황제 ‘구글’에 대한 고민을 솔직히 드러냈다. 본인이 어찌할 수 없는 금융위기 보다는 구글 대항마를 연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사실 구글에 대한 발머의 적개심은 유명하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MS의 후발주자임을 명심하라”, “5년 내 구글을 함락시킨다”, “MS는 구글의 독점을 막을 유일한 주자다” 등 공약에 가까운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머는 구글로 이직하겠다는 휘하 엔지니어에게 의자를 던지며 “구글을 죽여버리겠다”, “에릭 슈미트(구글 CEO)를 매장시키고야 말겠어” 등 폭언을 쏟은 일이 외신을 타면서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외신들은 해당 엔지니어의 말을 빌려 “발머가 알파벳 4자로 된 욕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발머는 “보도가 과장됐고, 폭언이나 욕설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구설수는 계속됐다.
이번 인터뷰서도 그는 ‘폭언’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성의 있는 답변들을 내놓았다. ‘구글 추격전’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구글 추격, '끈기'가 관건”
발머는 우선 검색시장서 MS의 전략이 구글을 위협하기에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MS는 아직 구글의 라이벌이 되기에 부족하다는 기자 지적에도 반박하지 않았다.
“인내해야 한다. 검색 서비스의 혁신, 마케팅, 기술개발 등에 전력을 다하면서 효과는 침착하게 기다리겠다. 구글 추격이란 대업은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시장 점유율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국서 MS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이다. 60%가 넘는 구글 앞에서 초라한 성적이다. 1등만 해온 MS의 수장으로서 심기가 불편할 만도 하다.
그는 “지금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대했을지 모르지만 구글이 너무나 강력했다”며 “MS는 검색시장 경험이 부족했고, 내가 모르는 다른 불안요소가 존재 했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검색에서 구글과 차별점을 내기 위한 연구투자에 매진하고 있고, 소기의 결과도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의 변화 관찰하겠다”
지난해 초미의 관심사였던 야후 인수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발머는 야후를 인수해 구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만 끝내 포기했다. 야후 검색부문 인수설도 잠시 나왔다가 잠잠해졌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MS 요구조건을 거부한 제리 양 야후 CEO를 두고 “이해할 수 없는 경영자다.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제리 양 CEO는 MS와의 협상 실패로 인해 주주들의 원성을 샀고, 결국 물러났다. 야후는 오토데스크 회장 출신 캐럴 바츠를 신임 CEO로 임명했다는 외신 보도가 14일 나왔다.
발머는 지금의 야후에 대해 ‘일단 두고 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CEO가 바뀌면서 생기는 변화를 관찰하겠다는 것. 검색 부분인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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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머는 “올 들어 야후 인수에 대해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MS는 야후의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씨넷뉴스는 지디넷의 모회사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온라인 매체다. 지난해 미국 CBS가 18억 달러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