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용자들도 애플의 '아이폰'을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까?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할 때, 아이폰 국내 출시는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
지난 6월 10일 애플이 3G 아이폰을 발표할 무렵, 국내 이동통신사와 애플이 아이폰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애플 마니아'들은 기대감으로 충만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처음 이 소식이 나온 지 한달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껏 아이폰 공급과 관련해 진전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애플 측과 가장 긴밀히 협상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KTF 측에서는 현재로서 아무런 논의가 오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KTF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 쪽은 짝사랑 하는 입장이라며 애플에서 워낙 고자세로 나와서 협상이 전혀 진전되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칼자루'는 애플 측에서 쥐고 있다는 얘기.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아이폰 국내 출시 가능성과 관련해 나온 소식들 중 애플의 공식 입장은 하나도 없다면서 현재까지 애플의 공식 입장은 '노코멘트'가 맞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이통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지, 연내 국내에서 아이폰 출시가 가능한 지, 그렇다면 출시 계획이 없는 것인지 등 어떠한 질문에도 '노코멘트'가 공식 입장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그러나 현재 아이폰을 포함해 국내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단말기 업체들이 가장 걸림돌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위피 의무 탑재 정책이다.
애플 관계자도 규제가 외산 단말기 업체의 한국진출을 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더 구체적으로는 위피 의무 탑재와 관련한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1천4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캐나다산 단말기 '블랙베리'도 위피 의무 탑재 정책 때문에 국내 출시가 늦어졌다.
■위피 의무 탑재, 외국계 제조업체 국내 진출 막아
위피는 휴대폰에서 컴퓨터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통신사들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국가적 낭비를 줄이자는 목표로 지난 2001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현재는 위피 의무화가 외국계 단말기 업체들의 국내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이 다양한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박탈당하고 있는 것.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 시장이 작거나 해서 아이폰 진출이 늦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위피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안 쓰는,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플랫폼인데 실제 실용성은 매우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결국 국책사업으로까지 추진했던 정부와 외국계 제조업체들의 국내 진출을 막으려는 국내 제조사들이 '실용'이 아닌 '정치적'인 논리로 사용자 선택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위피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