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이용자의 보안이 최우선 과제이다」이는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들이 무료백신을 시작할 때 강조한 대표적 명분이다. 이 명분 앞에 국내 백신기업들은 개인 시장 전체가 무료화 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허나, 포털들이 진심으로 사용자 보안에 관심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문제의 중심에는 얼마 전 가짜 백신 소동을 일으킨 닥터바이러스가 있다. 닥터바이러스는 정상파일을 악성코드로 분류해 치료율을 높이고, 2년간 92억원이 넘는 돈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 중에 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피해자만 해도 125만명이 넘는다.
이런데도 현재 네이버, 다음, 야후 등에서 닥터바이러스를 검색하면 멀쩡한 홈페이지가 뜬다.
특히 다음의 경우 ‘백신’이란 검색어만 쳐도 닥터바이러스가 ‘비즈사이트’로 나온다. ‘비즈사이트’란 다음에서 통합검색결과 페이지에 노출되는 광고서비스이다.
특히 다음의 경우 ‘백신’이란 검색어만 쳐도 닥터바이러스가 ‘비즈사이트’로 나온다. ‘비즈사이트’란 다음에서 통합검색결과 페이지에 노출되는 광고서비스이다. 사용자가 이를 클릭할 때마다 닥터바이러스가 일정 과금을 다음에 지불하는 형태이다. 곧, 다음은 현재 사기 혐의로 재판 중인 닥터바이러스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포털 관계자는 “닥터바이러스에 대한 재판은 아직 진행중일 뿐 판결이 나지 않았다”며 “정확한 판결이 날 때까지 사이트를 차단하는 방안은 내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내부 협의가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벌써 닥터바이러스가 기소된 지난달 29일로부터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순진한 사용자들은 아직 검색창에 ‘백신’만 입력하고 포털이 보여주는 닥터바이러스를 다운받아 돈까지 지불하고 있다. 물론, 위 관계자의 말대로 닥터바이러스에 대한 재판은 끝나지 않았고, 무죄 판결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문제의 백신인 만큼 최소한의 주의 정도는 사용자에게 보였어야 한다. 지난 2002~2004년부터 지상파 3사는 방송에서 흡연 장면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몸에 해로운 흡연에서 고객인 시청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진 포털들도 스스로 고객 보안에 해로운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숙고하기 바란다. @ 김태정 기자 기자tj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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